10년간 유방 거대종양 투병한 남아공 여성 K-의료로 새 삶
10년간 유방 거대종양 투병한 남아공 여성 K-의료로 새 삶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3.11.01 17:23
  • 최종수정 2023.11.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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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병원 초청 나눔의료로 희망찬 내일 열어가게 돼

[헬스컨슈머] 10년 넘게 유방에 자라난 거대종양으로 고생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젊은 여성이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오경승)에서 종양제거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알려왔다.

주인공은 남아공 출신의 마시시 채피소(21세, Mashishi Tshepiso, 애칭 프라미스).

프라미스는 12살 때 혹(종양)이 가슴 쪽에 자라는 것을 알았고 처음에는 작았지만 나중에는 20cm 가까이 자랐는데 프라미스는“12세에 왼쪽 가슴에 혹이 자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당시 지역병원에 진료받으러 갔는데, 큰 병원에서 가보라고 했고 그 병원에서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미신적인 요소로 수술을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수술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두드림(Do Dream)’으로 명명한 고신대병원 의료봉사팀이 지난 2023년 8월 14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그레이스펠로쉽 교회에서 무료 진료를 실시한 가운데 그녀의 병세를 파악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그레이스펠로쉽 교회 목사는 프라미스에게 “한국 의사들이 이번에 들어오는 데 진료를 받아보라”고 권유했고 유방외과 김구상 교수가 프라미스에게 초음파를 검사한 결과 유방암으로 진단함에 따라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병원측은 이에 의료봉사팀이 프라미스가 남아공에서 치료받는 게 어렵다고 인식했고 고신대병원에 초청하여 수술해보자는 뜻을 모아 수가가 높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수술받기에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았지만 오경승 병원장과 고신대병원 김영대 원목실장을 비롯한 두드림 의료봉사팀이 나서 본인들의 사비를 털어 비용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그리고 10월 6일 한국에 입국, 10월 12일 고신대병원에서 김구상 교수의 종양 제거 수술과 박진형 교수(성형외과)의 유방 재건 수술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수술을 집도한 김구상 교수는“프라미스의 종양 크기가 컸지만 최종 결과가 경계성 엽상종양(암)으로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CT, MRI, 뼈 검사 결과 전신 전이는 없지만, 재발하거나 전이될 확률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라미스는 수술 후 “10년 동안 가슴과 마음에 짓눌렸던 응어리가 한꺼번에 달아나는 기분이다. 기적과 같은 일이 나에게 벌어졌다”면서 오경승 병원장과 김구상 교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왼쪽부터 김영대 원목실장, 오경승 병원장, 프라미스, 김구상 집도의, 프라미스 보호자 순.

 

프라미스는 고신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같은 병실의 사람들, 한국인들의 친절에 감동했다. 한국 사람이 얼마나 친절한지 뼛속 깊이 느꼈다고 한다. 특히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한국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 본인의 모습을 보고 옆 병상의 환우들이 사비를 털어 빵과 우유 도넛등을 자주 사다준 정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프라미스와 보호자 산드라는 10월 26일(목) 저녁 비행기로 남아공 케이프 타운 귀국길에 올랐다. 

오경승 병원장은 “병원의 매출이나 경영을 생각하면 출혈이 큰 일 이다. 높은 수가에 높은 수술비용을 청구해야 마땅한 상황임에도 병원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제 3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병원으로써의 사명을 감당하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