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 1만 명 당 1명이 자제력 부족한 충동장애 앓아
우리나라 사람 1만 명 당 1명이 자제력 부족한 충동장애 앓아
  • 조동환 기자
  • 기사입력 2023.11.02 16:15
  • 최종수정 2023.11.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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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성 인격장애...자살 위험·사회적 부담 높아... 국내 유병률 10년간 증가세 

[헬스컨슈머] 국내 인구 1만 명 당 1명이 경계성 인격장애로 진단 및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발병률이 높았으며, 20대 발병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내 유병률은 다른 국가의 경계성 인격장애 유병률(2.7%~5.9%)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하지만 이를 밝혀낸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국내 유병률의 과소평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경계성 인격장애란 정서적 불안, 자아정체성 문제, 대인관계 등을 포함해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복합 인격장애를 일컫는데 권태감과 공허감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며, 자제력이 부족해 충동적인 행동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로 인해 도벽과 도박, 약물 남용의 위험성이 높고 대인관계가 불안정하며, 환자의 약 60%~80%는 자살 시도를 경험하는 등 사회적 부담이 높은 질병이지만 국내 경계성 성격장애의 실제 발병률과 임상적 특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석정호 교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이하 강남세브란스) 석정호 교수팀(사진)은 최근 국내 경계선 인격장애의 유병률 및 임상적 특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강남세브란스는 국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해 국내 경계선 인격장애 유병률을 다룬 최초의 연구로, 해당 연구 결과는 연세의학저널에 게재됐다고 소개했다.

강남세브란스 측은 이 연구팀이 2010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DB)의 맞춤형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의 유병률과 임상적 특성을 조사했다고 연구과정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 결과 경계성 인격장애로 진단된 국내 환자 수는 2010년 3,756명에서 2019년 4,538명으로 약 1.2배 증가했고 남성 환자의 유병률은 2010년 0.81명에서 2019년 0.80명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반면, 여성 환자의 유병률은 2010년 1.12명에서 2019년 1.3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경계성 인격장애 유병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20대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지역별로는 서울의 유병률이 1만 명 당 8.71명으로 가장 유병률이 높았고, 대전(6.62명)과 대구(5.90명)이 그 뒤를 이었다고 발표했다.

석정호 교수는 “보험청구자료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경계성 성격장애의 낮은 국내 유병률은 임상 현장에서 경계성 인격장애가 매우 낮은 비율로 진단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국제적 연구 흐름에 맞춘 진단율 향상과 치료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연구”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경계성 인격장애가 자살 위험성과 의료적 부담이 큰 질병임을 고려할 때, 경계성 인격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과 국가적 차원의 제도 개선, 예산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