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앓고 있다면 당장 ‘이것’ 주의하세요
고혈압 앓고 있다면 당장 ‘이것’ 주의하세요
  • 박채은 기자
  • 기사입력 2023.11.08 12:36
  • 최종수정 2023.11.08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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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박리 고위험군...고혈압 통증 가족력 세가지 확인 필수!

[헬스컨슈머] 

 

진단되는 순간부터 사망률이 계속 증가하는 무서운 질환
 
대동맥박리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층이 갈라져 ,터지기 직전의 상태를 말합니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뿜어지는 피를 온 몸에 전달하는 첫번째 파이프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3~4cm의 굵은 관처럼 생긴 대동맥이 심장에서부터 복부까지 내려옵니다.

이 대동맥은 중간중간 분지혈관들이 있어서 몸 속 장기에도 직접적인 혈액을 공급합니다.
 
이렇게 지팡이처럼 생긴 대동맥은 네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심장에서 뿜어진 혈액이 윗방향을 향해 흐르는 상행대동맥, 대동맥이 아랫방향으로 내려가기 전에 혈액의 흐름이 바뀌는 대동맥궁, 대동맥 궁을 지나 아랫방향으로 혈액이 흐르는 하행대동맥, 그리고 횡격막 아래쪽인 복부대동맥으로 나뉘어집니다.
 
이렇게 온 몸통을 관통하는 대동맥을 단면으로 잘라보면 3개의 겹으로 되어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안쪽에서부터 내막, 중막, 외막이라고 합니다. 

 

이 겹과 겹 사이에 미세하게 파열이 발생하면 혈액이 흘러들어가 

대동맥이 혈액이 흐르는 방향인 세로방향으로 분리되는데, 이걸 대동맥 박리라고 합니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어느 위치에 생겼는지에 따라 응급도가 달라지는데요, 

상행대동맥을 침범하는 급성 대동맥 박리가 가장 위험합니다.

상행대동맥 박리는 1시간에 1~2%씩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있고,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50%정도는 사망하는 아주 무서운 질환입니다. 
 

대동맥 박리의 원인은 무엇인가?
 
대동맥 박리의 가장 주된 원인은 고혈압입니다. 

전체 환자의 약 80%에서 고혈압이 있는걸로 분석됩니다.

혈압이 높으면 아무래도 심장에서 혈액이 뿜어져 나올 때의 압력이 세기 때문에 대동맥에 가해지는 힘도 크겠죠.

아주 센 물줄기가 24시간 심장박동에 맞춰 뿜어져 나오는걸 생각해보면 됩니다.
 
피의 압력이 강하다보니 대동맥 내막에 손상이 발생하면 그 찢어진 곳에 계속해서 피가 들어차면서 점점 더 박리 범위가 넓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률이 계속 높아지게 되죠.
 
고혈압 외에는 선천적 요인인 말판 증후군, 이첨판 대동맥 판막,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터너 증후군 등이 있는데

이는 모두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혈관 자체에 변성이 발생하는 것이 중요한 원인입니다. 
 
그 밖에도 노화, 동맥경화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전은 불분명하지만 임신이 대동맥 박리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40세 이전 여성에게 발생하는 대동맥 박리의 절반 이상이 임신 후기나 출산 후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혹시 나도 대동맥박리일까? 
 
대동맥박리로 응급실에 내원하시는 분들은 보통 엄청난 통증을 경험하십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등을 도끼로 찍는것같다, 등이 찢어진다, 이런 표현들을 쓰시는데요.

말 그대로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가슴 앞쪽, 등쪽 견갑골(날개뼈) 사이, 또는 배 위쪽에 나타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증상이고, 대개 처음에 통증이 가장 심하고 이후 수 시간 이상 지속됩니다.
 
하지만 이런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지 않아도 대동맥박리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는 단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가족력’입니다. 
 
특히 말판증후군 등 대동맥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질환을 진단받은 가족이 있다면 다같이 검사를 해보셔야 하고요,

유전질환 여부를 모르더라도 직계가족 분 중에 갑자기 돌아가신 분이 있는 경우에도 가족들이 다같이 검사를 해보는게 좋습니다. 
 
갑자기 돌아가신 경우에 ‘대동맥 박리 때문에 돌아가셨다’라고까지는 생각을 못하시거든요, 

급성 심장마비일수도 있고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대동맥박리 역시 병원에 오기 전에 절반정도가 사망하시기 때문에, 진단을 제대로 못 받고 돌아가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다른 가족분들을 검사해보면 미처 몰랐던 유전질환을 발견하기도 하고, 혹은 이미 대동맥이 늘어나있는 ‘대동맥류’나 다른 대동맥질환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대동맥 박리의 진단은 어떻게 할 까?
 
대동맥박리를 진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CT촬영입니다.

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하신 분들은 지체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응급CT촬영을 하게 되고요,

통증이 없거나 대동맥 박리가 아니더라도 심장 초음파 검사로 대동맥이 늘어나있진 않은지 등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대동맥 박리의 치료는 어떻게 할 까?
 
상행대동맥에서 생긴 박리는 무조건 수술이 원칙입니다. 

쉽게 찢어지지않는 인조혈관으로 상행대동맥에서 대동맥 초입까지 전체부위를 교체하게 되는데요,

이 부위는 파열될 경우 사망에 이를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동맥 궁까지 갈아주는 경우도 있지만, 우선 이 수술은 빨리 환자를 살려야하는 초단위 응급수술이다보니 상행대동맥 위주로 우선 수술하게 되고 환자의 특성이나 찢어진 부위의 위치 수술자의 경험에 따라 범위를 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행대동맥 박리는 당장 수술하는 게 원칙이 아닙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가 원칙인데요,

하행대동맥은 워낙 수술 위험도가 크다보니 초기에 다른 합병증이 없다면 약물치료를 하며 지켜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박리된 부분이 흡수되어 수술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고, 우리가 상처난 뒤에 조직이 다시 엉겨붙으며 자라는 것처럼 박리 된 하행대동맥 부위 조직끼리 달라붙어서 살짝 단단해지면서 조금 천천히 늘어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약물치료를 하며 지켜보는게 치료 지침이고, 나중에 수이 정말 필요하다면 그때 수술을 하거나, 필요한 경우 스텐트 시술을 하기도 합니다. 
 
 

대동맥 박리로 진단받았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대동맥박리는 통증 때문에 갑자기 응급실로 실려가 진단받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환자가 스스로 대동맥박리를 의심하고 본인 발로 병원을 찾아가서 외래진료를 보고 진단받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통증이 오고 증상이 나타났다면, 최대한 빨리 수술을 할 수 있는, 가까운 병원을 빨리 가시는게 맞습니다. 시간 지체가 되지 않는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하지만 하행대동맥으로 진단받아 앞으로 추적관찰이 필요한 경우라거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예방적 차원의 검사에서 대동맥 박리 가능성을 알게 됐다거나, 유전질환이 의심된다면 다양한 진료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험 많은 병원을 선택하시는걸 권합니다. 
 
왜냐하면 대동맥 질환은 흉부외과가 수술을 하지만, 수술 외에도 혈압조절이나 대동맥박리 약물치료를 위해서는 심장내과의 뒷받침이 필수적입니다.

때로는 유전질환 진단을 받아 유전학센터의 진료를 계속 봐야할 수도 있고, 재활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심장 재활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종합적으로 오랫동안 관리를 할 수 있는 병원에서 꾸준히 관리하시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미국보다 수술 중 사망률이 낮은 대한민국의 의술 
 
과거에는 대동맥박리를 진단 받기도 전에, 때론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급사하는 질환이 대동맥박리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질환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갖고 계시고, 의술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동맥박리 수술 중 사망률이 20%정도로 보고되고있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절반정도되는 10%정도이기도 해요.

수술 시간도 과거보다 많이 줄어 환자들의 부담도 적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의술, 특히 대동맥박리 수술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저희 심장혈관흉부외과 의료진들은 계속해서 사망률을 낮추고, 환자들의 수술 회복률을 높을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망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라 환자분들도, 가족분들도 두려울거라 생각합니다.

대동맥박리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평소 혈압 관리 잘 해주시고, 혹 대동맥박리를 진단 받게 된다면 저희 흉부외과 의사들은 환자분들께 최선의 치료방법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을 해온 사람들이니까요,

의료진의 판단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 본 설명문은 서울 아산병원의 11월 6일자 뉴스레터 중 동영상을 발췌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