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지면 탈모의 계절? 이 말은 틀린 속설에 그칠 수 도...
낙엽이 지면 탈모의 계절? 이 말은 틀린 속설에 그칠 수 도...
  • 박채은 기자
  • 기사입력 2023.11.13 14:28
  • 최종수정 2023.11.13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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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겨울이 탈모기 vs 여름철이 ‘모발 휴지기’라는 상반된 연구있어

[헬스컨슈머] 낙엽 떨어지는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이 말이 틀릴지도 모른다. 서울 아산병원 피부과 문익준 교수는 “가을과 겨울철에 빠지는 머리카락 개수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한편에는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여름철에 가장 높다는 결과도 있다. 따라서 환절기에 정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에게서 환절기 탈모에 대한 제대로 된 상식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환절기, 즉 봄과 가을에 머리카락이 평상시보다 많이 빠진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른바 ‘털갈이’를 하는 다른 포유류들과는 달리 인간의 머리카락은 각 머리카락마다 성장 주기가 다르다. 

그리고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의 개수, 성장을 멈추고 곧 빠지게 될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계절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를 연구한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가 결과도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가을과 겨울철에 빠지는 머리카락 개수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한편에는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여름철에 가장 높다는 결과도 있다. 

따라서 환절기에 정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

다행인 것은, 환절기에 임상적으로 머리숱이 확연하게 줄어들만큼 심한 탈모를 겪는 사람은 드물다는 점이다. 

일시적으로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머리카락이 빠진 모낭에서 자연스레 새로운 머리가 자라날 가능성이 높다. 

평상시보다 바닥에 머리카락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해서 과도하게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여름부터 겨울까지 지속적으로 습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건조해져서 빗질 등에 의해 끊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절기에 끊어진 머리카락이 늘어나 탈모로 오인할 수 있는 것이다.

 

 문익준 교수의 환절기 모발관리 Tip

건강한 머리카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50% 이상의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방을 하게 되면 자연히 습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과도한 난방을 삼가고,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빨래 등을 널어 실내 습도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맥락으로 너무 자주 머리를 감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에 하루 2회 이상 머리를 감던 습관이 계속된다면 머리카락이 건조해지고 두피도 자극을 받게 된다. 

물론 땀 분비량, 피지 분비량, 활동 정도, 모발 스타일링 제품 사용 여부 등에 따라 적당한 샴푸 빈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하루 한번, 또는 이틀에 한 번 꼴로 머리를 감는 것을 추천한다.

또 머리를 감고 머리카락에 축축한 상태로 빗질을 많이 하면 머리카락에 물리적인 손상을 초래하고, 젖은 두피를 오래 방치해두면 두피염이 발생할 수 있다. 

뜨거운 바람으로 드라이를 반복적으로 하면 머리카락이 열 손상에 의해 탈색되거나 모발이 가늘어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고데기를 사용하는 것도 역시 머리카락 건강에는 좋은 일이 아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등산, 운동 등 야외활동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데, 이때 머리카락이 과도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손상되기 쉽다. 

맑은 날에 장시간 외출을 하면 모자를 써서 자외선으로부터 머리카락을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균형 잡힌 식습관이다. 단백질의 공급원이 되는 음식에 함유된 영양소인 철분, 아연, 엽산(비타민B9), 비오틴(비타민B7), 비타민D 등이 부족하면 탈모가 일어나기 쉽다. 

흔히 다이어트를 위해 극단적으로 식단을 조절할 때 이 영양소들의 결핍이 일어난다. 

그러나 영양소를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머리카락이 더 난다는 증거는 없다.

 

생리적인 탈모와 병적 탈모를 구분하려면

성장주기에 따라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는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평균적으로 50개에서 100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칠 정도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는 없지만, 너무 많은 수의 머리카락이 수 주 이상 지속해서 빠지면 탈모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증가하는 질환으로는 원형 탈모와 휴지기 탈모를 들 수 있다.
 
원형 탈모는 머리가 나지 않는 매끄러운 탈모반, 일명 ‘땜빵’이 한 개 이상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휴지기 탈모는 명확한 탈모반은 없지만 머리카락이 전반적으로 가늘어지고 빠지는 머리카락의 개수가 증가한다.

반면 대표적인 탈모 질환인 남성형 탈모는 매일 빠지는 머리카락의 개수가 증가하는 것보다는 앞머리나 정수리의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고 길게 자라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수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이마 헤어라인이나 정수리 머리숱이 변하지 않는지 오랜 기간에 걸쳐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탈모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욱 적극적으로 탈모 진행 여부를 평가하여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움말씀자료=서울아산병원 뉴스레터. Vol.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