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는 사람만 건강해서는 안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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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동환 대표
  • 기사입력 2023.11.24 16:36
  • 최종수정 2023.11.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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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 동물, 환경을 위해 모두가 한자리에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신종 감염병의 75%가 동물 유래다”

‘Risk factors for human disease emergence’라는 2001년 발표 자료에서 나온 근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부터 사람․동물․환경의 건강을 균형있게 조정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통합적인  접근방식으로 ‘원헬스’를 추구하고 있다.

WHO를 비롯,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유엔환경계획(UNEP) 등 공중보건 관련 국제기구로 구성된 4자 협의체는 다음 재난 수준의 대유행을 불러올, 재난적 대유행을 유발하는 원인 불명 병원체에 의한 미지의 신종 감염병(디지즈 엑스 : disease X) 또한 인수공통감염병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각 국가의 원헬스 기반 다분야 공동 대비·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인수공통감염병은 ‘사람-동물’의 종간전파가 가능한 감염병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수준의 대유행, 즉 팬데믹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는 한편, 일상에서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과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이하 인수공통병학회)가 공동으로 ‘원헬스 정책포럼 및 추계학술대회’를 23일과 24일 양일간 코모도 호텔 경주에서 열었다.

질병청은 신종·재출현 인수공통감염병에 선제적 예방·관리를 위한 원헬스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및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2018년부터 매년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원헬스 정책포럼을 개최해 오고 있다며 이번 원헬스 정책포럼은 이전과 다르게 기관-학계 간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와 공동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은 공중보건을 담당하는 국제기구 전문가와 최근 문제가 된 인수공통감염병의 국내·외 연구자 등을 초빙하여 원헬스 국제동향 및 최신 연구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방향을 마련할 목적으로 열렸다고 안내했다.

행사 첫째 날에 지영미 질병청장과 정희진 인수공통병학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다분야 간 공동 대응 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사람-동물-환경을 담당하는 질병청(사람)-농림축산검역본부(가축)-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야생동물, 환경)부처(기관) 및 전문학회인 인수감염병학회와 4자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도 마련했다고 질병청은 소개했다.

이날 기조강연과 1부 행사는 국제기구 발표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국제사회 원헬스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원헬스 4자 협의체에 참여하는 4개 국제기구 관계자를 국내 최초로 한 자리에 불러 국제동향과 분야별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기조강연은 세계보건기구의 제시카 카야모리 로페즈(Jessica Kayamori Lopez) 박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수공통감염병의 중요성”을 주제로 진행했으며 이어 원헬스 국제동향을 주제로 4자 협의체의 전문가 강연으로 진행됐다. 

이날 문상준 박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수공통감염병”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인 묘 아이(Yin Myo Aye) 박사는 “아시아 국가에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기반의 원헬스 대응 협력 사례”를 강연했고, 이어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의 리사 톰슨(Lesa Thompson) 박사가 “야생동물 및 반려동물에서 원헬스 이슈”, 유엔환경계획(UNEP)의  마키코 야시로(Makiko Yashiro) 박사가 “인수공통감염병에서 생태계와 환경의 영향”에 대하여 강연했다. 

2부에서는 최근 고양이에서의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이하 AI) 발생 등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고병원성 AI의 국내·외 발생 동향과 포유류 및 사람 전파 등에 대해 다뤘는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주제로 서울대 수의과대학 송대섭 교수가 “조류인플루엔자의 진화: 포유류 감염으로의 확대”, 중국 질병관리본부 리 차오(Li Chao) 박사가 “중국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현황”, 페루대학 마리아나 레귀아(Mariana Leguia) 교수가 “페루의 해양 동물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을 주제로 전문가 강연을 펼쳤다.

3부에서는 관심이 필요한 인수공통감염병을 주제로 동국대학교 이관 교수는 “향후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국내 동향 분석”, 일본 후생노동성 국립감염증연구소의 켄 마에다(Ken Maeda) 부장이 “오즈바이러스: 일본에서 발생한 인체감염”, 연세대학교 김주영 교수가 “인수공통 기생충 감염 국내 동향: 톡소포자충증, 리슈만편모충증” 에 대한 강연을 마쳤다.

둘째 날인 24일에는 전문가 주제강연(4부, 5부, 6부)과 인수공통감염병의 관리와 대응을 주제로 전문가 패널 토의(7부)가 진행됐다.

4부에서는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동향을 주제로 경북대학교 서민구 교수가 “사람-가축 간 전파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동향: 큐열, 브루셀라, 결핵, 공수병”, 울산대학교 김성한 교수가 “토착화된 진드기 매개감염: SFTS 인체감염”, 인하대학교 이진수 교수가 “관심이 필요한 매개감염: 라임병, 바토넬라”에 대하여 강연했다.

5부에서는 기후변화와 감염병에 대해 다뤘고 기후변화는 병원체, 매개체 등의 서식 양태 변화를 야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해외 감염병의 국내유입 및 토착화, 소외된 감염병의 재출현 및 급증이 우려된다는 점과 이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비하고자, 수의학 및 생태학을 포함한 다분야 전문가의 발표와 앞으로의 대응 방향에 대해 토의가 이어졌다. 

기후변화와 인수공통감염병을 주제로 전북대학교 이창섭 교수는 “기후변화와 감염병: 다학제적 협력”, 질병관리청 이광준 과장이 “기후변화에 따른 인수공통감염병 변화와 대응”, 한국환경연구원 이후승 박사가 “생태학적 관점에서 기후변화와 원헬스”에 대하여 강연했다.

6부에서는 최근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하면서 관심이 높아진 반려동물 유래 인수공통감염병를 주제로 경북대학교 오예인 교수가 “반려동물로부터 전파 가능한 인수공통감염병”, 육군본부 박창보 대령(진)이 “군견에서 전파 가능한 인수공통감염병”, 건국대학교 박희명 교수가 “반려동물에서 항생제 내성 관리”에 대하여 강연을 진행했다. 

또 마지막 7부에서는 인수공통감염병의 관리와 대응을 주제로 질병관리청의 황경원 과장이 인수공통감염병관리 정책에 대해 발표하며, 이어 부처(기관) 및 학계의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패널토의가 이어졌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3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인수공통감염병과 원헬스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논의 중에 있으며, 그에 맞춰 반려동물, 고병원성 AI,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주제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질병관리청과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4개 국제기구와 다양한 관계부처 및 전문가가 함께하는 이번 포럼 및 학회가 원헬스에 기반한 인수공통감염병 예방·관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