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 심혈관 질환 검사-치료 등 2차 예방에 취약
우리나라 여성, 심혈관 질환 검사-치료 등 2차 예방에 취약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1.03 15:55
  • 최종수정 2024.01.03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 노인 고혈압 당뇨 조절률 향상 대책 필요

[헬스컨슈머] 한국의 고혈압 관리율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절률 등 관리지표의 향상이 필요하다고 지적되었고 여자는 남자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더 잘 유지하여 심혈관 질환의 일차 예방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검사 및 치료와 관련된 이차 예방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국 여자 노인의 고혈압과 당뇨병 조절률을 향상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건강수준을 총괄할 수 있는 지표로서 자가평가 건강수준과 활동제한을 살펴보자. 스스로 평가한 건강수준은 전반적인 건강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개인이 주관적으로 평가하지만 사망률 같은 객관적인 지표를 잘 예측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전반적 건강수준을 반영하는 유용한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활동제한(activity limitation)을 일상적인 행위나 임무 활동과정에서 개인이 가지게 되는 어려움으로 정의했다. 

활동제한은 심리적, 생리적, 해부학적 기능이상을 의미하는 기능장애(impairment)와 기능장애가 장기간 지속될 때를 의미하는 장애(disability)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내 건강 양호”...여자 30.9% vs 남자 37.0%
 
2019~2021년에 자신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분율(연령표준화)은 여자에서 30.9%, 남자에서 37.0%로 나타났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남녀 모두 양호한 자가평가 건강수준은 떨어졌다. 

양호한 자가평가 건강수준은 35-44세 연령군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군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낮았다. 

일반적으로 건강의 성별 격차가 생애과정에 따라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35~44세 연령군에서 양호한 자가평가 건강수준의 여자와 남자 간 격차가 가장 작았다. 

또한 남녀 모두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가평가 건강수준이 계단형으로 좋아지는 양상이었다.

활동제한율도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남녀 모두에서 늘어났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설문조사로 측정한 활동제한은 근래 감소하는 경향이었으나 남자보다 여자의 활동제한율이 높았으며, 성별 격차는 줄어드는 양상이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남녀 모두 활동제한율이 낮아졌는데, 여자의 활동제한율은 소득이 낮은 집단에서 높고 나머지 소득 구간에서는 활동제한율이 유사한 데 반해, 남자는 계단형의 양상을 나타냈다.

한국-일본, 자가평가 건강수준 ‘나쁨’

보고서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자가평가 건강수준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북미 서구권 국가들과 비교하여 한국의 양호한 자가평가 건강수준이 낮은 데 앞 시리즈 <1>에서 살펴본 기대수명의 수준이 OECD 회원국 중 상위에 속하는 것과 대조되는 결과이다.

남자에서 양호한 자가평가 건강수준이 여자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여러 다른 국가에서도 이러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과 북미 서구권 국가의 남녀 격차에 비해 한국의 양호한 자가평가 건강수준의 성별 격차가 더 컸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진을 통해 진단한 연령표준화 고혈압 유병률을 살펴보면, 여자는 2010~2012년 19.7%에서 2019~2021년 18.5%로 다소 감소하고, 남자는 28.9%에서 26.9%로 역시 감소하였으나 해당 기간에 증감을 거듭하였다. 

남녀 모두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65세 미만 연령에서는 남자보다 여자의 고혈압 유병률이 낮았으나, 65세 이상 연령에서 여자의 고혈압 유병률은 66.3%, 남자는 58.5%로 여자가 더 높은 양상이었다. 

이러한 양상은 지난 20여 년간 지속해서 관찰되었다. 

소득에 따른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으나 소득 수준이 중하 이하에서 중상 이상보다 고혈압 유병률이 높았다.

2010~2021년 연령표준화 당뇨병 유병률은 남녀 모두 약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여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010~2012년, 2013~2015년, 2016~2018년, 2019~2021년에 6.4%, 7.1%, 7.2%, 7.4%였으며, 남자는 각각 8.8%, 10.0%, 10.6%, 11.4%로 약간 증가했다. 

모든 연도에서 남자의 당뇨병 유병률이 여자에 비해 높았다.

남녀 모두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당뇨병의 유병률이 증가하였다. 

2019~2021년 여자 노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26.4%로 남자 28.6%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65세 미만 연령에서는 남자의 유병률이 여자에 비해 확연하게 높았다. 

지난 20여 년간 65세 이상 여자의 유병률은 2001년 23.4%, 2005년 18.2%, 2007~2009년 21.9%, 2010~2012년 22.4%, 2013~2015년 27.9%, 2016~2018년 26.9%로 완만하게 증가하였는데, 남자 노인의 증가 폭이 커서 2016~2018년 여자 노인과 유사한 수준이 된 이후 남자 노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더 높은 양상이었다. 

남녀 모두 소득 수준이 증가할수록 계단형으로 당뇨병 유병률이 낮아졌다.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만성퇴행성 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골관절염 유병률 여자가 남자 비해 2.5배 높아

골관절염은 만성적 통증, 삶의 질과 긴밀한 관련성을 가지며 활동제한의 원인이 된다. 

WHO는 생애과정에 따른 여성의 건강 문제를 다룬 여성 건강보고서에서 노년기 여성 건강에서 장애로 인한 손실연수(YLDs, Years lost due to disability)에 영향을 미치는 10대 질환 중 하나로 골관절염을 제시했다. 

□ 19세 이상 성인의 성별 의사 진단 골관절염 유병률 추이, 2010~2021 (단위: %)

또한 IHME의 전 세계 질병부담 연구는 한국 여성의 질병부담 중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근골격계 질환을 꼽았다.

의사 진단 골관절염 유병률을 산출한 결과, 2019~2021년의 골관절염 유병률은 여자가 10.3%로 남자 3.8%보다 2.5배가량 높은 수준이었으며, 2005년 이후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골관절염 유병률을 연령군별로 살펴보면, 남녀 모두 65세 이상 연령군에서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2019~2021년 여자는 65세 이상 연령군에서 46.4%, 남자는 14.7%의 유병률을 나타냈다. 

남녀 모두에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골관절염의 유병률이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2022년 당뇨병으로 인한 연령표준화 남자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4명으로, 여자 6.8명에 비해 두 배가량 높다. 

연령표준화 순환계통 질환 사망률(I00-I99)도 남자가 10만 명당 71.5명, 여자가 42.1명으로 남자가 1.7배가량 높다. 

65세 이상 노인에서 당뇨병 사망률은 남녀 각각 인구 10만 명당 110.2명, 100.0명으로 유사하며, 순환계통 질환 사망률은 남녀 각각 인구 10만 명당 645.3명, 668.5명으로 여자 노인이 더 높다. 

 

고혈압-심장질환 사망률에서 여자노인이 남자노인보다 1.6, 1.2배↑

순환계통 질환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고혈압성 질환의 사망률은 여자 노인이 1.6배 더 높고, 뇌혈관 질환은 남녀가 유사하며, 기타 심장질환은 여자 노인이 1.2배 높다.

여자 노인의 숫자가 남자보다 더 많으므로 사망자의 숫자는 확연하게 여자 노인이 더 많다. 

이를테면 2022년에 당뇨병으로 사망한 여자 노인은 5,068명인데 남자 노인은 4,343명이다. 여자 노인 중 순환계통 사망자는 33,881명으로 남자 노인 사망자 25,439명보다 8,442명이 많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은 개인, 개인 간, 사회/환경 수준에서 다양하며 복합적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흡연, 음주 같은 생활습관 요인에서 양호한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순환계통 질환이면서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중간 단계 대사적 위험요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만성질환이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65세 이상 여자의 당뇨병과 고혈압 유병률은 각각 29.3%, 65.0%였고 남자는 32.5%, 58.9%였다. 

30세 이상 연령표준화 유병률은 1998~2021년에 고혈압과 당뇨병 모두 남자가 여자보다 높다.

그러나 65세 이상 연령 특수 유병률의 경우 고혈압 유병률은 해당 시기 여자의 유병률이 남자에 비해 높았고, 여자 노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남자에 비해 현저하게 낮지는 않다.

자신의 질병을 알고 있는 비율인 인지율과, 치료를 받고 있는 비율인 치료율은 여자가 남자보다 높다.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여자와 남자의 인지율과 치료율이 유사한 양상이다.

조절률 지표에서 여자 노인이 남자 노인에 비해 조절률이 낮은 양상을 보였다. 

고혈압 유병자의 조절률을 살펴보면, 남자 노인이 64.2%인 데 비해 여자 노인은 56.2%에 지나지 않았다. 

당뇨병 유병자의 조절률은 남녀 노인 각각 30.0%, 26.2%이다. 

고혈압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의 조절률을 살펴보면, 남자 노인이 76.6%인 데 비해 여자는 67.2%이며, 당뇨병 치료자의 조절률은 남녀 노인 각각 30.3%, 29.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