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35) 인제대 부산백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주특기진료 시즌2] (35) 인제대 부산백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 박효순 건강의학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4.01.08 11:42
  • 최종수정 2024.01.08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장인·학생 환자 위해 토요진료 개설

-전문 의료진 협진…미생물 표적치료 시행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과 치료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홍섭 교수. 인제대 부산백병원 제공

 

[헬스컨슈머]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등을 유발하고 장의 구조적인 손상을 일으켜 장 폐쇄, 천공, 대장암 등 각종 합병증 초래한다. 최근 유병률이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오랜 이환 기간과 동반되는 합병증으로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2년 귀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 수는 총 8만 5934명으로 남자가 5만 3454면, 여자가 3만 2480명이었다. 2018년 총 6만 5802명(남자 4만 221명, 여자 2만 5581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크론병은 20대, 30대 유병률이 높고 궤양성 대장염은 30대부터 환자가 늘어나 50대, 60대에서 정점을 이룬다.
대한장연구학회에 따르면 크론병은 남녀 모두 20~30대의 젊은 연령에서 유병 환자수가 가장 많다. 그러나 해당 연령대는 대부분 학생이거나 직장인들이기에 여러 사정으로 주중에 병원에 내원하여 검사, 주사, 외래 진료에 반나절 이상 소비하며 치료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은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은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매월 둘째 주 토요일마다 토요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소화기내과와 외과는 물론 류마티스내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의 전문 의료진이 협진 체계를 이루어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부터 치료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화기내과 이홍섭 교수는 "전문클리닉의 운영과 토요진료 개시로 인해 주사 치료를 위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며 여러 번 병원을 찾아와야 했던 환자들의 불편과 어려움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 활발하게  교류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에서는 전문 임상연구 간호사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으며 신약 임상시험 등 새로운 치료법 도입과 연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대사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초학교실, 인제바이오뱅크 등과 협업하여 장내 미생물 불균형 치료에 대해서도 연구 및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1년간 미국에서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대사체에 대해 연구한 이홍섭 교수는 "추후 대변 세균총 이식술 등 장내 미생물 표적 치료를 적극 시행하고 다양한 최신 약물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은 진료와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 정보공유를 통해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SNS 채널을 통한 질의응답으로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을 확대했으며, 여러 환우회 및 건강강좌를 통해서도 지역사회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일반적인 치료로는 아미노살리실레이트,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하나, 이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환자에게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크론병의 경우 생물학적 제제 투약 비율이 2007년 4%에서 2018년 36%로 크게 높아졌다. 면역조절제는 2007년 약 35%에서 2018년 약 60%, 스테로이드는 2007년 약 30%에서 점차 줄어 2018년 약 25%로 낮아졌다.

생물학적 제제란 생물체에서 유래한 물질이나 생물체를 이용하여 생성시킨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으로 피하 주사제와 정맥 주사제 두 종류이다. 피하 주사제는 복부, 허벅지 등 피하 조직에 투여하는 것으로 병원 밖에서 간단하게 주사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맥 주사제는 병원에서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대개 병원 주사실에서 투여받게 된다.

이홍섭 교수가 염증성 장질환 진단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제공

 

◇규칙적 식사와  금연·절주는 필수적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난치성 질환이지만, 좋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탕으로 꾸준한 치료를 받는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음주, 흡연을 삼가고 당이 많이 함유된 음식, 햄과 같은 가공식품, 붉은색 육류를 피한다. 생선, 닭고기 등 흰색 육류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칼슘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급적 신체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항생제의 남용은 건강한 장 환경을 망가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이처럼 염증성 장질환 예방과 개선을 위해서는 장연구학회가 제정한 수칙을 실천하면 좋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위한 식사원칙은 하나,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위해 부드러운 살코기나 생선 두부 계란 등을 매끼 섭취한다. 둘, 자극성이 강한 향신료나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셋, 탈수와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하루 6~8컵 정도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한다. 넷, 식사 섭취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영양 보충 음료를 마신다. 다섯, 부드러운 음식으로 하루 4~6회 나누어 식사한다 등이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지켜야 하는 생활수칙은 하나,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자세를 갖는다. 둘, 규칙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해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한다(단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셋, 영양이 충분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넷, 심한 육체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는 피한다. 다섯, 반드시 금연·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