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잡은 ‘천마’ 뇌신경 죽이는 단백질 30% 억제
냄새 잡은 ‘천마’ 뇌신경 죽이는 단백질 30% 억제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1.08 12:22
  • 최종수정 2024.01.0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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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연구팀, 뛰어난 뇌신경 보호 효과 규명하고 특허 등록

[헬스컨슈머] 난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로서 주로 한국, 일본 및 중국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고혈압, 중풍, 두통, 어지럼증, 스트레스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천마(사진 오른쪽).

현대과학적으로도 천마에 담긴 성분인 가스트로딘과 4-하이드록시벤질알코올은 진정, 항경련, 신경보호, 기억력 개선,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약용으로 쓰이는 식물 ‘천마’가 산업적으로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2020년 천마의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냄새 제거 천마의 뇌신경 보호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1월 5일 밝혔다.

연구진은 불쾌한 냄새의 원인인 ‘파라-크레졸’을 선택적으로 제거한 천마 추출액을 활용해 파킨슨병 신경세포 실험과 동물실험을 진행한 것.

파라-크레졸(ρ-cresol)은 천마에서 불쾌한 냄새를 내는 원인 물질로 자연에서 야생동물과 유해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농진청은 스티렌과 디비닐벤젠의 공중합체를 이용해 파라-크레졸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천마의 식품 제조 공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 놓은 바 있다.

농진청은 불쾌취가 감소된 천마의 제조방법이란 특허명칭으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농진청 연구진은 “파킨슨병이 중추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몸을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뇌의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돼 움직임에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파킨슨병은 뇌의 흑색질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 줄어드는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고 우리나라 파킨슨병 환자는 2020년 11만 1,312명으로 2016년 대비 15% 증가했고 2020년 전체 환자 중 74.4%는 70~80대 이상”이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인용해 설명했다.

농진청은 또 “현재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병 진행을 늦추지만, 오랜 기간 사용하면 합병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이에 부작용이 덜하면서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 약물을 보조할 수 있는 천연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이에 연구진이 냄새 제거 천마 추출물을 파킨슨병 신경세포에 처리한 결과, 도파민 대사 경로에서 다른 화합물에 선행하는 화합물을 지칭하는 전구체 발현이 50% 증가하고, 뇌신경을 죽이는 단백질은 30%가 억제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연구진이 동물실험에서 냄새 제거 천마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 쥐의 뇌 조직(선조체, 흑색질)에서 도파민 전구체(TH)의 발현이 30~50% 증가했고 뇌 신경을 죽이는 단백질은 30% 억제됐는데 이 두 실험으로 파라-크레졸을 제거한 천마 추출액은 신경보호 효과가 우수하고, 특히 일반 천마 추출액보다도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농진청은 또한 이번 연구가 천마의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는 기술 개발에 더해 뇌 신경 보호 효과를 추가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 성과도 ‘불쾌취가 제거된 천마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신경세포 보호용 조성물’이란 명칭으로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 김금숙 과장은 “이번 연구로 불쾌한 냄새를 제거한 천마의 기능성을 확인하고, 천마를 기호식품으로 널리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파라-크레졸 제거 천마 추출물을 투여한 파킨슨병 신경독성모델 생쥐의 뇌 선조체와 흑색질에서 도파민 전구체 TH 발현 조직 사진.<br>
➤파라-크레졸 제거 천마 추출물을 투여한 파킨슨병 신경독성모델 생쥐의 뇌 선조체와 흑색질에서 도파민 전구체 TH 발현 조직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