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 시력 치아 건강관리 부문에서 ‘여아’에 대한 관심 필요
저체중 시력 치아 건강관리 부문에서 ‘여아’에 대한 관심 필요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1.09 14:19
  • 최종수정 2024.01.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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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에 있어 경제적 수준 격차 남아보다 여아에게서 ‘더 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여성의 건강지표-4-아동 편]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원(이하 보건원)이 2023년 수치로 보는 여성건강 자료집을 지난 연말인 12월 29일 펴냈다. 이 자료집을 토대로 우리나라 여성건강에 대한 시리즈를 기획기사로 펼쳐본다.<편집자 주>


[헬스컨슈머] 과체중과 비만을 합한 비만군의 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이후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여아와 남아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는데, 여아보다는 남아에서 2019년에 비해 2021년에 급격하게 증가했다. 

 

□ 초등학생 비만군 분율, 2019~2022  (단위: %)


2021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별로 감소하지는 않아서 2022년 현재 여자 초등학생의 1/4이, 남자 초등학생의 1/3이 과체중 혹은 비만으로 분석됐다.

2022년도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1학년 여아의 약 10%가 저체중으로 분석되어 저체중 아동의 비율이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전체적으로 여아에서 남아보다 저체중아의 비율이 높았으나, 초등학교 6학년은 여아보다 남아에서 저체중아의 비율이 높았다.

초등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에서 모두 남아보다 여아에서 시력이상(안경을 끼지 않은 상태인 나안 시력이 한쪽이라도 0.7 이하이거나 시력 교정 중인 경우) 분율이 높았다. 

2022년에는 초등학교 4학년 여아의 약 60%가 시력 이상이었으나, 남아는 약 51%였다. 

 

□ 초등학생 시력이상 분율, 2019~2022 (단위: %)


초등학교 1학년을 살펴보면, 여아에서는 시력이상 아동의 분율이 2021년 35.3%에서 2022년 30.1%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2019년 27.5%에 비해서는 높았던 반면, 남아에서는 2021년 32.8%에서 2022년 25.2%로 감소하여 2019년 26.7%보다 낮았다.

 

□ 5세 아동(왼쪽)과 12세 아동(오른쪽의 유치우식 유병자율, 2010~2022  (단위: %)


치아우식 유병자율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본 결과, 유치우식 유병자율과 영구치우식 유병자율 모두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만 5세에서의 유치우식 유병자율은 2021-2022년 조사에서 그 이전과는 다르게 남아에서보다 여아에서 높았다.

 


□12세 아동의 경제 수준별 영구치우식 유병자율, 2018~2022  (단위: %)

 

주관적 소득 수준으로 경제 수준을 조사하여 상, 중, 하 집단 간의 영구치우식 유병자율을 분석한 결과, 여아와 남아 모두에서 주관적 소득 수준이 ‘하’인 집단에서 유병자율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그 차이는 더욱 현격하게 벌어졌다. 

특히 주관적 소득 수준이 ‘하’인 여아의 경우 2021~2022년 조사에서 영구치우식 유병자율이 12.8%로 여아의 상, 중 집단 및 남아의 상, 중, 하 집단에 비하여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남아의 경우 경제 수준 ‘상’인 집단에서는 2018년에 비하여 2021~2022년 조사에서 영구치우식 유병자율이 5.8%에서 4.8%로 감소했다.

만 12세 아동 중 지난 1년간 치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으나 진료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018년 조사에서는 전체 여아에서 17.1%, 남아에서 12.9%로 여아에서 높았으며, 2021~2022년 조사에서는 전체 여아에서 18.3%, 남아에서 17.0%로 그 차이가 다소 감소했다. 

미충족 치과치료 필요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주관적 소득 수준 ‘하’인 여아였고, 2018년 조사에서 27.0%였는데 2021~2022년 조사에서는 34.4%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하여 이후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아동의 신체건강 및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중에서 구강건강에 대한 영향은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구강건강은 전반적인 건강 생활습관과 연결되어 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머물면서 불건강한 식습관 및 수면행태 등이 구강건강을 악화시켰다.
 
또한 비대면 수업 이후 학교에 가게 된 시점에서도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으로 인하여 점심 식사 후 칫솔질 실천율이 감소하거나 양치질 교육이 소홀1)한 것 등 구강건강과 관련된 환경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이 발생했다. 

둘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가정의 경제 사정이 악화된 경우 치과치료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인하여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불형평은 국외 선행연구2)에서도 지적되었는데, 그러한 현상이 특히 아동과 노인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발표됐다. 

셋째, 치과치료의 특성상 에어로졸 발생 가능성이 크고 날카로운 기구를 많이 사용하며, 구강 내를 진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CDC에서도 선택적으로 치과치료를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국내 선행연구3)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과 2019년을 비교한 결과, 2020년에 치과의원 및 치과병원 방문 횟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특히 0~9세 연령군에서 10~19세 연령군보다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보고했다.

우리나라 아동의 구강건강 수준은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를 통하여 파악할 수 있다. 

이 조사는 만 5세를 대상으로 유치의 건강 수준, 만 12세를 대상으로 영구치의 건강 수준을 조사하는데, 이를 비롯하여 치과 의료이용까지 방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기 위해 2018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와 2021~2022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비교하여 성별, 주관적 소득 수준별 구강건강 수준을 살펴보았다.

 

□ 12세 아동의 경제 수준별 주관적 구강건강 상태, 2018~2022  (단위: %)


만 12세 아동의 주관적 소득 수준별 영구치우식 유병자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증가하였는데, 경제 수준이 ‘하’인 집단과 ‘상’인 집단에서의 차이는 현격하게 벌어졌다. 

특히 경제 수준이 ‘하’인 여아의 경우 영구치우식 유병자율이 12.8%에 달하여 동일한 경제 수준의 남아에 비해서도 높았다. 

남아의 경우 경제 수준이 ‘상’인 집단에서는 2018년에 비하여 치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으나, 진료받지 못한 아동의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증가했다. 

미충족 치과치료 필요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주관적 소득 수준 ‘하’인 여아였고, 2018년 조사에서 27.0%였는데 2021~2022년 조사에서는 34.4%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하여 이후에 대폭 증가했다. 

남아에서도 경제 수준 ‘하’인 집단의 미충족 치과치료 필요율이 ‘상’이나 ‘중’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23.5%와 25.5%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하여 코로나19 이후에 영구치우식 유병률, 미충족 치과치료 필요율이 증가하여 자신의 구강건강을 ‘좋다’ 혹은 ‘매우 좋다’로 인식하는 여아의 비율은 남아에 비하여 대폭 감소하였고, 이와 같은 감소 양상은 경제 수준이 낮은 여아에서 두드러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주관적 구강건강 인식률은 경제 수준에 따라 큰 격차를 보였으며, 이는 여아와 남아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경제 수준에 따른 주관적 구강건강 인식률의 격차가 더 벌어져서 여아의 경우 경제 수준 ‘상’에서는 자신의 구강건강을 ‘좋다’ 혹은 ‘매우 좋다’로 인식하는 비율이 41.8%였으나, ‘하’에서는 이러한 비율이 14.5%에 그쳐 매우 낮았다. 이에 따라 경제 수준 ‘상’과 ‘하’의 차이는 27.3%p였다. 

남아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20.8%p로 여아의 차이보다는 작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아동의 구강건강 수준은 경제 상태에 따라 그 격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하여 크게 벌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격차는 남아보다 여아에서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경제 수준이 낮은 여아에 대해서 구강건강 관리를 위한 별도의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구강건강 관리의 특성상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나 실시 등의 간접적 접근뿐만 아니라 직접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므로 구강건강 관리 용품 및 도구의 지원 같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