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 진료 시즌2] (36) 분당서울대병원 위암센터
[주특기 진료 시즌2] (36) 분당서울대병원 위암센터
  • 박효순 건강의학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4.01.16 11:47
  • 최종수정 2024.01.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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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로봇수술 등 최소침습수술이 90%

-한 개의 구멍으로 수술 시행…최고의 성적
한 자리에 모인 위장관외과팀 의료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헬스컨슈머]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22년 현재 국내의 위암 발생 순위는  남녀 통틀어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네 번째이다. 남성의 경우 폐암에 이러 2위이고 여성에서는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5위로 나타났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잘 치료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암이다. 예전에는 명치에서 배꼽까지 절개하고 개복해서 수술했지만, 2000년 초부터 배에 구멍을 뚫고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 또는 로봇수술로 상당수 위암을 수술한다. 지금은 구멍을 한 개만 뚫고 수술하는 단일공 수술이 활발하다. 일부 초기암은 내시경으로 도려내기도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위암센터는 세계적 수준의 수술 실력과 수술 후 관리로 위암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세계 최초 복강경 위암수술 500례(2007년), 세계 최초 싱글포트(한 구멍) 위전절제술 시행(2012년), 세계 최초 단일수술자 싱글포트 수술 시행(2013년) 등 세계 최초 기록을 수차례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1월 위암 수술 누적 1만례를 돌파했다. 매년 700~800례의 수술을 진행하며, 최근 10년 동안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의 비율은 90% 이상이다.

수술 후 5년 생존율에서도 괄목할 만하다. 위암은 위암세포의 확산 정도와 암의 진행 단계에 따라 병기를 구분하고, 이 병기에서도 진행 정도에 따라 A와 B로 분류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의 1A기와 1B기 생존율은 각각 95.1%, 90.8%로 일본(91.5%, 84.6%)과 미국(95.0%, 85.0%)보다 높다. 병기가 높아질수록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는데, 2기는 84.8%(일본 69.3%, 미국 54.0%), 3A기는 70.1%(일본50.4%, 미국 37.0%)이다.

수술 후 주요 합병증 발생률(30일 기준)은 최저이다. 분당서울대병원 2023 아웃컴북(의료 질 지표)에 따르면 30일 내 주요 합병증 발생률은 5%에 불과하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위암센터는 고유의 조기회복프로그램을 통해 수술 후 4~6일 만에 퇴원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 높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여러 진료과의 협력으로 이뤄지는 다학제 진료에 있다. 위장관외과팀(서윤석·안상훈·박영석 교수)뿐만 아니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의료진이 협조해 최상의  진료를 제공한다.

위암센터장 서윤석 교수(외과)는 "구멍을 최소화하거나 한 개만 뚫고 진행하고 가능하다면 위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려고 노력하기에, 과거에 비해 더욱 흉터를 최소화하고 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삶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위암 복강경·로봇 수술의 베테랑인 서윤석 위암센터장.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40세 이후 최소 2년에 1회, 내시경 검사 필수

분당서울대병원 위암센터는 외래 환자들을 위해 패스트트랙 진료를 제공해 환자 만족도를 높인다. 환자들은 내원 당일에 위내시경, 내시경초음파, 복부CT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술 전 검사를 완료할 수 있다.

위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증상에 관련된 것이다. 대부분 특이한 증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위암은 무증상인 경우가 흔하다. 일부 환자는 상복부 불쾌감,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 팽만감, 식욕부진 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주로 위염이나 위궤양의 증상과 유사하므로, 단독으로는 위암을 조기에 의심하기 매우 어렵다. 어떤 증상이나 신체 진찰만으로는 확진할 수 없다.

따라서 위암을 조기진단하기 위해서는 평소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검진을 이용한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국가암검진 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이를 통해 4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최소 2년에 한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 최고 수준인 나라이지만, 이렇게 국가암검진 사업을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경우, 검진을 한번도 받지 않았던 환자군보다 생존율은 높이고 치료 비용도 유의하게 줄어든다.

위암은 주로 위 선암을 말하며, 점막에서 발생한다. 위암은 점막 또는 점막하층을 따라 위 내에 넓게 퍼지기도 하고, 점막층에서 장막층을 향해 깊이 퍼지기도 한다. 가장 바깥층인 장막층을 뚫고 침범한 경우 복강 내로 위암이 그대로 노출돼 복강 내 다양한 부위에 복막 전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위 주변의 임파선 혹은 혈관을 따라 간, 폐, 뼈 등 다른 장기로 퍼질 수도 있다.

술, 염장 음식, 훈연, 방부제 처리된 가공육이 대표적인 위험인자이며, 이외에도 식품처리제, 흡연 또한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반대로 일부 과일이나 비타민의 적절한 섭취는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안상훈 교수가 단일공 복강경 위암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위 기능보존 수술 활발…90% 이상 완치 기대

기존의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등 기존에 발병했던 질병으로 인해 위암이 나타나는 경우(전구병변 요인)가 있는데, 이 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만성 감염은 위암 발생 위험도를 2.8∼6배 증가시키며, 특히 위 중하부 위암의 발생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의 완치 또는 재발률은 처음 수술 당시 위암의 병기에 따라 달라지며, 암의 병기가 많이 진행될수록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은 낮아진다. 위암 의 재발은 수술 후 2~3년 이내가 가장 흔하지만 수술 후 최소 5년까지는 재발 유무를 관찰하게 된다. 위암은 위벽 자체는 물론 주변 십이지장, 췌장, 간 등 인접 장기에 가깝게 분포하는 림프절 전이가 매우 흔하게 발생하므로 초기 위암이라도 충분한 안전거리를 두어 암과 인접한 정상 위조직을 포함해 안전하게 절제하고, 주변 장기로 향하는 림프관과 림프절까지 폭넓게 절제하는 근치적 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이다.

최근 위암 수술도 큰 복부 절개 없이 복벽에 5㎜~1㎝의 최소 절개 구멍들을 통한 복강경 수술법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위 중하부 3분의 2를 절제하는 수술의 경우, 복강경 수술이 기존 개복수술에 비해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기대함과 동시에 암 치료 효과를 그대로 갖는 것으로, 최근 국내 다기관 임상 시험 결과로 입증되어 표준 수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외에도 정기 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된 경우, 표준 절제술 뿐 아니라 위암의 위치에 따라 유문보존위절제술 또는 근위부 절제술 등 기능보존수술을 통해 항암 치료 없이 90% 이상의 확률로 완치를 가능케 한다.

만약 진행 위암인 상태로 늦게 발견된 경우라 할지라도 너무 낙담하지 말고 표준 근치적 절제술 이후 6개월 혹은 1년 동안 적극적인 보조 항암 치료를 받아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서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수준 높은 치료법 발전을 세계에서 주도함으로써 위암 생존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임을 기억하고 전문의 진료를 통해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