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평소와 비슷하게 식사하고 운동하는데도 어느 순간부터 체중이 쉽게 늘고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면 기초대사량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기자의 지인 역시 예전에는 조금만 식사량을 줄여도 체중이 금방 빠졌지만, 나이가 들면서 같은 양을 먹고 비슷하게 움직여도 체중이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고 식사량까지 줄였지만 기대만큼 체중이 감소하지 않자 “기초대사량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활습관을 돌아보게 됐다.
이처럼 체중 변화에는 단순히 먹는 양뿐 아니라 우리 몸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인 기초대사량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기초대사량만으로 체중 증가나 감량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초대사량,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
기초대사량은 사람이 움직이거나 운동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에서도 심장박동, 호흡, 체온 유지, 뇌와 장기 기능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최소한의 에너지다. 하루 동안 소비하는 총 에너지는 기초대사량 외에도 걷기나 운동으로 사용하는 활동대사량,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식이성 발열효과 등이 합쳐져 결정된다. 따라서 기초대사량이 높다고 무조건 살이 빠지고 낮다고 반드시 살이 찌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에너지 균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왜 기초대사량이 떨어질까
기초대사량은 개인의 나이, 성별, 체중, 키, 근육량과 체성분 등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기초대사량도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 있다. 극단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것도 문제다. 섭취 열량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체중뿐 아니라 근육량까지 감소할 수 있고, 그 결과 평소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 활동량이 부족하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생활 역시 하루 전체 에너지 소비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체중 조절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기초대사량이 낮으면 나타나는 변화
기초대사량 자체가 낮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량보다 섭취량이 지속적으로 많아지면 남은 에너지가 체지방으로 저장되면서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이전과 비슷한 식사와 활동량을 유지하는데도 체중이 서서히 증가하거나, 식사량을 줄였는데도 체중 감량 속도가 기대보다 느린 경우에는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와 생활습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거나 심한 피로감, 무기력, 부종, 변비, 피부 건조, 탈모 등의 증상이 체중 증가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히 기초대사량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진료가 필요하다.
무리한 절식이 오히려 체중 관리에 독이 될 수 있다
살을 빼기 위해 무조건 적게 먹는 방식은 단기간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탄수화물이나 지방 등 특정 영양소를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하루 섭취량 자체를 과도하게 줄이면 지방뿐 아니라 근육량도 감소할 수 있다. 체중계의 숫자는 줄어들더라도 근육이 감소하면 에너지 소비를 유지하는 데 불리해질 수 있다. 또한 지나친 제한은 식욕 증가와 폭식으로 이어져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근육을 지키는 것
기초대사량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방법이 근력운동이다. 스쿼트, 런지, 팔굽혀펴기, 웨이트트레이닝 등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저항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면 근육량과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면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를 높이고 심폐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단기간에 운동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생활화하는 것이다.
단백질과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기보다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면서 전체적인 열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단백질은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이므로 살코기, 생선, 달걀, 두부, 콩류, 유제품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소와 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당류가 많은 음료나 초가공식품, 과도한 음주 등은 섭취 열량을 쉽게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수면과 일상 활동량도 체중에 영향을 준다
기초대사량만큼 중요한 것이 하루 전체 활동량이다. 별도의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출퇴근길 걷기, 계단 이용하기, 집안일, 자주 일어나 움직이기 등 일상적인 움직임이 쌓이면 하루 에너지 소비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 역시 체중 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과 관련된 생리적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식사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지나치게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는 생활을 줄이는 것도 체중 관리의 기본이다.
기초대사량을 ‘치료’하기보다 원인을 찾아야
기초대사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이용해 이를 인위적으로 높이려는 접근은 권하지 않는다. 기초대사량은 개인의 신체 조건과 체성분에 따라 달라지며, 체중 관리에서는 기초대사량 자체보다 섭취 에너지와 전체 에너지 소비의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체중이 갑자기 증가하거나 감량이 지나치게 어렵고 피로감, 추위 민감성, 부종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필요하다면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혈액검사 등을 시행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체중계 숫자보다 체성분을 살펴야
체중이 같더라도 근육량과 체지방량에 따라 건강 상태와 에너지 소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체중만 반복적으로 확인하기보다 허리둘레, 체지방률, 근육량, 식사와 운동습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단기간에 체중을 크게 줄이는 것보다 근육량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체지방을 서서히 줄이는 방식이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는 더 적합하다.
결국 핵심은 ‘대사량을 높이는 비법’이 아니다
기초대사량은 체중을 결정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 체중 증가의 모든 원인을 설명하는 만능 지표는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변하는 신체 구성에 맞춰 근육을 유지하고, 지나친 절식을 피하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꾸준한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 충분한 수면, 일상 속 활동량을 더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살이 안 빠진다”는 생각에만 머물기보다 체중이 변화하는 전체적인 원인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체중 관리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