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며칠 전 아침, 기자는 양치질을 하던 중 거울에 비친 자신의 혀가 평소보다 하얗게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혀 클리너로 가볍게 닦아보니 어느 정도 제거됐지만, 다음 날에도 비슷한 백태가 다시 생겼다. 최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데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했던 터라 단순히 피곤해서 생긴 변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백태가 반복되자 ‘혀에 생긴 하얀 백태는 모두 정상적인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실제로 혀의 백태는 흔하게 나타나는 변화지만, 형태와 지속 기간, 동반 증상에 따라 단순한 설태와 구강질환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혀에 생기는 백태, 대부분은 정상적인 설태
혀 표면이 하얗게 보이는 가장 흔한 이유는 설태다. 혀 표면에는 유두라고 불리는 작은 돌기가 촘촘하게 분포하고 있어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 탈락한 상피세포 등이 쉽게 쌓일 수 있다. 이 물질들이 모이면서 혀 표면이 흰색이나 옅은 노란색으로 보이게 된다. 특히 혀 안쪽은 칫솔이 잘 닿지 않아 설태가 쉽게 축적된다. 대부분 특별한 질환이 아니라 정상적인 구강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물을 적게 마셔도 백태가 두꺼워진다
백태는 구강 내 환경에 따라 정도가 달라진다. 수분 섭취가 부족해 입안이 건조하거나 침 분비가 감소하면 혀에 쌓인 물질이 자연스럽게 씻겨 나가지 못해 설태가 두꺼워질 수 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발열 등으로 몸의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도 백태가 눈에 띄게 증가할 수 있다. 코막힘으로 입을 벌리고 호흡하는 습관이나 흡연 역시 구강건조를 유발해 백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상적인 설태는 이렇게 구분한다
정상적인 설태는 대체로 혀 전체에 얇고 고르게 나타나며, 양치질이나 혀 클리너를 이용해 부드럽게 제거할 수 있다. 하루 중에도 상태가 달라질 수 있고, 백태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통증이나 불편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하얗게 보이다가 물을 마시고 양치한 뒤 눈에 띄게 옅어진다면 정상적인 설태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혀가 조금 하얗다는 이유만으로 질환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질환 가능성
문제는 하얀 병변이 쉽게 제거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구강 칸디다증은 혀나 구강 점막에 하얀색의 덩어리나 막과 같은 병변이 생기는 질환이다. 병변을 닦아냈을 때 그 아래 점막이 붉게 보이거나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통증이나 화끈거림이 동반되기도 한다. 항생제를 사용한 뒤나 구강건조가 심한 경우, 면역 기능이 떨어진 경우 등에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오래 지속되는 흰 반점은 백반증도 살펴야
혀나 구강 점막에 하얀색 반점이나 두꺼운 판이 생겼는데 문질러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구강 백반증과 같은 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구강 백반증은 흡연이나 만성적인 점막 자극 등이 관련될 수 있으며 일부 병변은 악성 변화 가능성이 있어 의료진의 관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병변이 점점 커지거나 모양과 색이 변하고, 붉은색이 섞이거나 출혈·통증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백태로 생각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백태가 있다고 모두 치료할 필요는 없어
정상적인 설태라면 약물치료보다는 구강 위생 관리가 우선이다. 하루 두 차례 꼼꼼하게 양치하고 혀 클리너나 칫솔을 이용해 혀 표면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백태를 없애겠다는 생각으로 혀를 지나치게 세게 긁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혀 점막에 상처와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흡연을 줄이며 구강건조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면 구강 칸디다증 등 특정 질환이 원인이라면 원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감염이 확인되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항진균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제거되지 않는 흰색 병변 역시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백태를 억지로 제거하기보다는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닦이는 백태’와 ‘닦이지 않는 병변’이 중요
혀에 하얀 것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제거 여부다. 얇게 덮인 백태가 양치 후 대부분 사라지고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정상적인 설태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아무리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 흰색 또는 붉은색 병변이 지속되거나 통증, 화끈거림, 출혈, 궤양, 삼킴 곤란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치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혀의 백태는 흔하게 나타나는 만큼 무조건 질환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원래 그런 것’이라고 단정해 장기간 방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기자 역시 단순히 피곤해서 생긴 변화라고 생각했던 백태를 계기로 구강 상태를 다시 살펴보게 됐다.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올바른 구강 위생을 유지하면서 혀의 색과 형태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지속되는지 관찰하는 것이 건강한 구강 관리의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