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허리 통증인 줄 알았는데… 걸을수록 다리가 아프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엄마기자단] 허리 통증인 줄 알았는데… 걸을수록 다리가 아프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 김태희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6.09.02 10:34
  • 최종수정 2026.09.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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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클립아트코리아

[헬스컨슈머] 기자의 지인은 최근 허리가 뻐근하고 엉치부터 다리까지 당기는 느낌이 반복되면서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 여겼지만 증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평소처럼 산책을 하거나 조금 오래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 자꾸 멈춰 서야 했다. 처음에는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뭉친 것으로 생각했지만, 병원 검사에서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흔히 허리 통증이 나타나면 근육통이나 허리디스크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통증이 발생하는 양상과 자세에 따라 원인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 허리와 다리 통증이 반복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좁아지는 척추 속 통로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을 지나는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나 저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뼈와 관절, 인대 등이 두꺼워지거나 뼈에 골극이 생기면서 척추관 내부의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 여기에 디스크의 퇴행이나 돌출 등이 함께 나타나면서 신경 압박이 심해지기도 한다.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은 경우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허리보다 ‘다리’가 더 아플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다리로 이어지는 통증이나 저림이다. 특히 일정 시간 걷거나 서 있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 걷기를 중단하게 되는 ‘신경인성 파행’이 특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산책을 하다가 다리가 저려 자꾸 쉬어야 하거나, 허리를 굽히고 쇼핑카트를 밀 때는 상대적으로 편하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단순 근육통과 무엇이 다를까
허리나 다리가 뻐근하다고 해서 모두 척추질환은 아니다. 장시간 운동하거나 잘못된 자세를 유지한 뒤 발생한 근육통은 특정 근육을 움직이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 두드러지고 충분히 쉬면 점차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단순히 근육을 많이 사용해서 생기는 통증과 달리 걷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다리 통증과 저림이 심해지는 양상이 특징적이다. 또한 허리를 굽히거나 앉으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허리가 아프다’는 사실만으로 근육통인지 척추질환인지 판단하기보다는 통증이 언제 심해지고 어떤 자세에서 좋아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 비슷하지만 다르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탈출하면서 주변 신경을 압박해 허리와 다리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 자체가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굽히거나 앉으면 증상이 완화되고 서거나 걸을 때 악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고 증상만으로 정확한 구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필요하면 영상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진단은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 영상검사로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되면 환자의 통증 양상과 보행 거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근력과 감각, 반사 등을 평가한다. 이후 엑스레이를 통해 척추의 퇴행성 변화나 정렬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신경 압박 정도와 척추관의 상태를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영상에서 척추관이 좁아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영상검사 결과와 실제 증상, 신경학적 이상을 종합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치료의 시작은 생활습관과 보존적 치료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우선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통증과 염증을 줄이기 위한 약물을 사용하고, 허리와 복부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면서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운동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무조건 움직이지 않고 쉬는 것보다는 자신의 상태에 맞춰 걷기와 스트레칭, 근력운동 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체중 조절을 통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지속된다면 주사치료도 고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큰 경우에는 신경 주변의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한 주사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주사치료는 좁아진 척추관 자체를 근본적으로 넓히는 치료라기보다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치료 방법과 횟수는 증상의 정도와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걷기조차 힘들다면 수술적 치료 고려
통증과 저림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보존적 치료에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다리의 근력이 떨어지거나 감각 이상이 심해지는 경우, 보행 능력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수술은 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을 제거해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히는 방식으로 시행되며, 척추의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에는 척추 고정술 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은 일상에서 흔하게 경험할 수 있지만, 걷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반복적으로 증상이 심해지고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호전되는 양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통증 때문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심한 근력 저하나 대소변 조절 이상, 회음부 감각 저하 등이 발생한다면 신경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어 지체하지 말고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보행 능력과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허리 통증의 강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언제 아프고, 어떤 자세에서 좋아지는지’​를 살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