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어지럼증 뒤에 숨은 메니에르병
[엄마기자단]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어지럼증 뒤에 숨은 메니에르병
  • 김태희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6.09.11 09:31
  • 최종수정 2026.09.11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헬스컨슈머] 얼마 전 기자의 지인은 평소처럼 출근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단순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생긴 피로감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이 심해졌고 구역질까지 이어졌다. 가까스로 안정을 취한 뒤 증상이 가라앉았지만 이후에도 귀가 먹먹하고 한쪽 귀에서 ‘삐’ 하는 이명이 반복됐다. 처음에는 단순한 귀 질환이나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면서 병원을 찾았고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어지럼증을 빈혈이나 과로, 스트레스 탓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반복되는 회전성 어지럼증과 청력 변화, 이명이 함께 나타난다면 귀 안쪽의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귀 속 ‘내림프액’ 이상이 원인
메니에르병은 내이(속귀)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반복적인 회전성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이명, 귀가 꽉 찬 듯한 이충만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이의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에 존재하는 내림프액의 생성과 흡수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서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내림프수종’이 주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내림프수종이 확인됐다고 해서 모두 메니에르병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이나 면역반응, 바이러스 감염, 혈관 및 대사 이상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과로 등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핵심 증상은 ‘어지럼증+청각 증상’
메니에르병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갑자기 시작되는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다. 가만히 있어도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 수 있으며, 증상과 함께 구역질이나 구토, 식은땀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작은 수십 분에서 수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단순한 어지럼증과 구별할 때 귀와 관련된 증상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한쪽 또는 양쪽 귀에서 이명이 발생하거나 귀가 막힌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으며, 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질환이 반복되면서 청력 저하가 점차 지속될 수도 있다.

증상만으로 확진하기 어려워
메니에르병은 특정 검사 하나만으로 확진하는 질환이 아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양상과 지속 시간, 청력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진단한다. 청력검사를 통해 난청 여부와 형태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전정기능검사나 영상검사 등을 시행해 다른 질환이 어지럼증의 원인인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메니에르병 외에도 매우 다양하다.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편두통성 어지럼증뿐 아니라 뇌혈관 질환 등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갑작스럽고 심한 어지럼증이 처음 발생했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귀 질환으로 생각하지 말고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증상 조절과 재발 예방’
메니에르병 치료는 완치보다는 어지럼증 발작을 줄이고 청력과 평형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급성 어지럼 발작이 발생했을 때는 어지럼증과 구토 등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을 사용할 수 있으며, 반복적인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이뇨제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한 발작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고막을 통한 약물 주입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일부 난치성 환자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치료 방법은 청력 상태와 어지럼증의 빈도, 양측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생활습관 관리도 치료의 한 축
메니에르병 환자에게는 생활습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과도한 염분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흡연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수면 부족과 과로, 스트레스가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일정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무리한 생활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사람마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특정 음식이나 생활습관을 지나치게 제한하기보다는 증상이 발생한 상황을 기록하면서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복되는 어지럼증, ‘참고 넘길 일’ 아니다
메니에르병은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어지럼 발작이 예고 없이 찾아오면 운전이나 작업 중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반복적인 발작 과정에서 청력 손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갑자기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증이 반복되면서 이명이나 귀 먹먹함, 청력 저하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나 빈혈로 치부하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메니에르병은 증상을 완전히 없애는 것만큼이나 조기에 상태를 파악하고 꾸준히 관리해 발작과 청력 손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