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10곳 중 4곳 ‘해킹 사각 지대’,
의료기관 10곳 중 4곳 ‘해킹 사각 지대’,
  • 조동환 기자
  • 기사입력 2026.10.20 11:22
  • 최종수정 2026.10.20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자 안전과 진료 연속성 위한 대책 필요
출처:클립아트코리아

[헬스컨슈머] 각 의료기관들이 보안관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88.2%로 높으나 실제 실시율은 57.0%에 그쳐 필요성에 대한 인식 및 실제 대응체계 구축 간 상당한 격차가 확인됐다.

보안관제는 병원의 의료 정보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24시간 365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사이버 공격이나 보안 위협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예방·대응 체계를 뜻한다.

특히 종합병원의 84.9%는 보안인증체계 ‘0개’여서 상급종합병원과의 종별 격차가 심각했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전문인력 및 예산 부족이어서 의료기관 평가·인증 제도에 사이버 보안 항목을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공동대응체계와 정례적 실태조사 강화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최근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75호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 현황과 정책 과제”를 발간했다. 

연구책임자는 재정통계연구실 이기호 부연구위원이다.

보사연은 이 자료가 대한병원협회에 위탁하여 전국 17개 시도의 상급종합병원(41개소) 및 종합병원(222개소) 총 263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고 소개했다.

실태조사 결과, 국내 의료기관의 보안관제 사각지대가 존재하며 의료기관 종별 보안 역량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시 모니터링을 위한 핵심 수단인 보안관제의 경우, 전체 응답 기관의 43.0%가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의 실시율이 75.6%인 반면, 종합병원은 53.6%에 그쳤다.

보안인증체계 보유 수준에서도 격차가 뚜렷했다. 

보안관제를 실시하는 기관 중에서도 67.3%는 외부 인증을 받은 보안관리체계가 없었다. 

특히 종합병원의 84.9%는 보안인증을 전혀 보유하지 않아(0개) 지역 의료체계의 핵심 기능을 수행함에도 보안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임이 드러났다.

의료기관들은 사이버 보안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으나, 비용과 인력 등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보안관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8.2%에 달했으나 실제 실시율은 57.0%에 그쳐, 인식과 실행 사이에 31.2%포인트의 큰 격차가 존재했다.

보안관제 도입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초기 구축 비용 부담’이었으며, 이어서 ‘내부 전문인력 부족’, ‘내부 기술적 지식 부족’ 순으로 나타났다.

정보보호 업무 전반에 대한 애로사항 역시 ‘보안 인력 부족과 ‘보안 예산 부족’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여, 지속적인 보안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미흡함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 연구는 국내외 의료기관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환자의 생명과 진료 중단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경우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총 100건의 진료정보 침해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랜섬웨어 공격이 91.0%(91건)로 가장 치명적인 유형으로 확인됐다는 것. 

종별로는 의원(45건)과 병원(34건) 등 대형병원뿐 아니라 의료기관 전반에서 사고가 지속되고 있었다.

미국 포네몬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의료기관의 68%가 진료 차질을 겪었으며, 68% 중 28%는 환자 사망률이 증가했다고 답해 사이버 보안이 환자의 안전과 직결됨을 방증했다.

이에 이기호 부연구위원은 의료기관의 사이버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 실태조사에서 확인된 의료기관 간 보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 규모와 보안역량에 따른 차등화된 지원과 의료기관 자체의 보안역량 강화 △개별 의료기관의 자체 대응 한계 보완을 위해 의료정보보호센터를 중심으로 공동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참여 확대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 실태를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사이버 침해사고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근거 기반 강화 등 이었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민감한 진료정보와 환자 안전 보호, 사이버 위협 상황에서도 의료서비스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이므로 정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과 의료기관 간 공동대응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의료기관은 전자의무기록, 검사, 처방, 수술, 응급진료 등 핵심기능이 정보시스템과 연계돼 있어 사이버 공격은 진료 차질과 환자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의 궁극적 목표는 공격의 완벽한 차단을 넘어, 침해사고 발생 시에도 진료가 멈추지 않고 환자가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도록 하는 '사이버 복원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