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보고 좋은 것 같아서 샀는데, 망했어요"
"SNS보고 좋은 것 같아서 샀는데, 망했어요"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7.23 13:00
  • 최종수정 2019.08.06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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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마케팅과 SNS마켓

이 연예인 옷 예쁘지 않아?”

“SNS에 올라온 음식인데 맛있어 보여

이거 어떤 유명인이 먹는 건데 효과가 좋대

[헬스컨슈머] SNS를 했던 경험이 있다면, 어떤 유명인이 쓰는 제품을 보게 되었을 때를 떠올려보자. 살면서 한 번쯤은, 본인도 사고 싶다고 느껴봤을 것이다. 게다가 그 욕구는 상대방이 유명할수록 더욱 치솟기도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한 소비가 정말 현명할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인플루언서의 등장]

2000년대 이후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이 시대는 SNS가 장악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사람들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하여 서로간의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이 다 똑같듯 SNS에서도 누군가는 인기를 누리게 된다. 여기서 인기의 여부는 흔히 '좋아요''팔로워'의 숫자로 알 수 있다. 그리고 SNS 인기인이 게시글에 제품 하나를 올리면 많은 좋아요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이러한 모습들로 인해 '인플루언서'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인플루언서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인플루언서에는 파워블로거, 방송BJ 등도 포함된다.

게다가 기업들은 연예인을 모델로 세우는 것보다, SNS에서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인플루언서를 고용하여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더 저렴하며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이에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수단까지 등장하며, 이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 SNS의 발달로 인하여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의 수단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유명세는 곧 신뢰로]

현재의 인플루언서들도 초반부터 막대한 인기를 자랑한 것은 아니다. 어떠한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소수의 좋아요'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일상, 음식, 패션, 노래 등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관심은 지속적으로 올라갔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사이지만, SNS상에서 인플루언서의 얼굴과 일상사진을 보며 익숙해지면서 보이지 않는 신뢰가 형성된 것이다.

이렇게 팔로워가 늘어나고 신뢰까지 지니게 된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하여 제품을 홍보하거나 판매하게 된다. 미국의 마케팅업체 '미디어킥스'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에 대해 2020년에는 1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인플루언서를 '왕홍'이라고 부른다. 시장정보 제공업체인 CBN데이터에 따르면, 이들이 창출하는 경제규모는 약 10조원에 이른다. 왕홍은 여러 분야에서 제품을 순식간에 완판하는 등의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제품에 작은 의심이 들더라도, '설마 그 유명한 사람이 팔로워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겠어?'라는 생각에 그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유명한 이들에게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한결 같은 이야기를 한다. '유명하니깐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요' 라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유명세'는 마치 우수한 신용등급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이러한 신뢰가 형성된 바탕에서, 인플루언서들이 공유하는 제품들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들게 될까. 불신보다는 내가 아는 유명인이 홍보하니깐 괜찮은 제품이겠구나하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뒷면]

-'잘못 걸린소비자들

이제 인플루언서의 파급력과 효과에 대해 어느 정도 와 닿았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흥행은, 많은 소비자들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호응하고 있다는 점과 직결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숨어져있다. 소비자들이 인플루언서를 믿고,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제품(검증된 기업의 제품이 아닌 경우)도 신뢰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품을 구입 후 '잘못'걸리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피해자로 남게 될 수 있다. 마케팅이 흥행하는 만큼, 실제로 피해자는 늘어가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피해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들을 찾아봤다. 유명 인플루언서 I씨의 경우, 직접 운영하고 홍보하는 식품에서 '오염물질'이 발견되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적 있었다. 아마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례 중 가장 큰 이슈로 언급되었을 것이다. 한편 수제쿠키로 유명했던 인플루언서 M씨의 경우, 대형마트 제품을 수제품으로 속여서 판매해왔다는 사실이 '들통'나서 논란이 된 적 있다. 논란 이후 결국 폐점했으나, 소비자들은 '그동안 속았는데 폐점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분노했던 사례이다. 의류계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C의 경우, 타 브랜드 카피 논란으로 문제가 되었다. 실제 카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그 형태가 매우 흡사한 편이다.

예전부터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문제점이 언급됐지만, 크게 논란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점차 많은 소비자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고, 이는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사실 분노한 소비자들 중 많은 이들이 인플루언서의 팬이었다. , 논란이 되었던 제품들은 상품성이 뛰어나기보다, 소비자들의 신뢰로 인해 인기를 누렸다고 볼 수 있다. 한편 SNS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준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왔다고 느껴서 분노가 증가된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뚝딱'

게다가 지금은 SNS를 통한 1인 브랜드의 시대이다. 과거에는 인플루언서가 업체에서 물건을 저렴하게 받아 공동구매로 판매하여 이익을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직접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의류, 식품,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모습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인플루언서 본인이 직접 제조과정에 참여하여 제품을 구상하고, 식약처 허가를 받은 임상시험 전문기관에 제품 검증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인플루언서들의 문제는 준비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보통 기업에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플루언서의 경우, 짧으면 2달 안에도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식품과 화장품의 경우, 전문지식이 더 요구되는 분야지만, 본인의 전문지식이 부족해도 업체에 맡기면 모든 과정을 해결해준다. 다시 말해, 협력할 제조업체만 있다면 아무 지식 없는 인플루언서도 식품과 화장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로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가 홍보와 판매에만 주력하고 모든 과정을 제조업체에 맡기는 상황이 와도 소비자는 모를 부분이다. 그래서 이러한 제품준비와 소비 형태에서 필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인플루언서는 소비자들의 신뢰에 걸맞게 노력(준비와 전문지식에 대한 배움)해야 한다. 두 번째는 이 제품을 구입해도 되는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SNS 마켓을 조심하라]

SNS 마켓의 문제점도 여러 가지 지적되고 있다. 주로 SNS마켓 판매자의 사업자등록 여부와 제품의 품질에 대한 논란이다. 인플루언서와 무관한 SNS 마켓 판매자의 문제도 있지만, 인플루언서의 홍보에 이끌려서 SNS 마켓에서 구입 후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2018,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서 4000명을 대상으로 SNS를 통한 쇼핑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피해경험은 약 28%로 밝혀졌다. 이 자료를 통해, SNS쇼핑자의 4명 중 1명은 피해를 본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피해상담은 약 3300건에 이른다. 주문 제작이라는 이유로 교환 환불이 어렵거나 갑작스러운 마켓 운영의 중단, 혹은 통화 불가능인 피해도 많았다.

한편, 판매자의 탈세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SNS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 제품의 상세내용과 가격을 중심으로 보게 된다. 처음부터 판매자의 사업자등록 여부를 따져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다 막상 구입하려고 하면, 카드결제나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판매자도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SNS 마켓의 문제는 대부분이 온라인 판매신고를 하지 않고 개인 간 거래로 운영되는 상황이 허다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소비자 피해 구제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사실 판매자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올바르지만, SNS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올바른 인식과 법률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이는 SNS 상거래가 일명 무법지대에 놓아져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현명한 소비의 조건]

이처럼 SNS를 통한 소비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 속에서,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플루언서라면, 그만큼의 책임의식도 필요하다. 또한 관심을 주는 것은 팔로워지만, 등 돌리기 쉬운 것 역시 팔로워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물론 인플루언서가 홍보 및 판매하는 제품의 성능이 뛰어날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제품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소비자는 무작정 달콤한 현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인플루언서를 믿고 구입하기 보다는, 제품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하며 검증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식품, 화장품 등은 소비자의 생활·건강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제는 SNS가 기본 관계망을 넘어서, 소비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홍보·판매·소비과정에서 모두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