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의 식품록(프리미엄 김밥) 7
유행의 식품록(프리미엄 김밥) 7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12.02 09:00
  • 최종수정 2019.11.28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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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김밥의 시대

[헬스컨슈머]바야흐로 유행의 시대다. 굳이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저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저 언저리 어딘가에서 닭강정, 우유빙수, 나가사키 카스테라, 화덕피자, 팥앙금 버터빵, 흑당 버블티 등의 기억이 앞다투어 등장할 것이다.

이처럼 SNS에서, 번화가에서 한번씩은 마주쳐본 그것들, 하지만 그들에게 쏟아주는 관심만큼 그것을 소비함으로서 우리의 건강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제 물어볼 때가 되었다, 당신이 어제 사먹은 그 음식, 건강에는 어떨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밥의 기원]

사실 김밥의 기원은 말이 많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김을 이미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조선시대에 이미 김을 지방 특산품으로 생산하며 밥과 함께 먹었다는 기록이 많다. 하지만 김밥의 정식 등장 자체가 근대 이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대 이후에 타국의 문화를 흡수하면서 생겨난, 그 시절의 ‘퓨전 요리’라고 보면 될 듯하다.

 

[고급 김밥이라는 새로운 개념]

한때 김밥이란건 '김밥천국'의 ‘한줄 1000원’ 정책으로 인해 꽤나 긴 시간동안 가격이 고착되었다. 하지만 2008년 시작된 물가 대란으로, 기본 김밥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며 오늘에 와서는 동네 김밥조차도 2500원이 넘어가는 무지막지한 가격이 되었다.

그러한 흐름을 타 김밥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자들이 있으니, 바로 ‘프리미엄 김밥’이라는 이미지를 걸고 나선 프랜차이즈 업체들이다. 이들은 김밥 한 줄이 무려 4000원대에서 출발하는 엄청난 가격을 책정하고도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건강과 재료의 질을 생각한 어쩔 수 없는 가격 책정’이라고 항변하지만, 타 업체와 크게 다를 것 없이 햄과 맛살, 단무지 등의 가공식품을 사용하고, 조리법 역시 별다를 것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 책정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기가 힘들다. 게다가 일부 브랜드들이 시간이 지나며 재료 원산지나 관리 등의 이슈에 휘말리고 있으니 의구심이 깊이를 더한다.

하지만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는 이름에 걸맞게 재료에 신경쓰는 업체도 많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김밥 가격이 1000원대에서 2000원대로 올라가는 과도기에, 가격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저질 재료를 쓰던 업체들이 방송을 타면서 소비자들의 일반 김밥 프렌차이즈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김밥이 건강에 좋은가?]

사람들이 곧잘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김밥은 건강에 좋은 음식이 아니다. 물론 건강에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닌, 건강의 관점에서는 그저 그런 음식이다. 이러한 원인은 크게 재료와 칼로리로 나뉜다.

물론 김, 밥, 당근, 오이, 고사리 등 흔히 쓰는 재료들은 건강에 나쁘지 않은 편이며, 현대인들(특히 아이들)이 야채를 즐겨먹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조차도 김밥의 야채들을 별 거부감 없이 먹는다는 것은 영양밸런스 상의 굉장한 메리트이다.

하지만 그런 영양상의 메리트를 모두 깎아먹는 치명적 단점이 있으니, 바로 햄과 단무지이다. 가공육인 햄의 문제야 굳이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 식용색소와 설탕이 듬뿍 들어가 있는 무 역시도 플러스보단 마이너스라고 할 수 있다.

열량 역시도 사람들의 예상을 웃돈다. 기본 김밥 한 줄의 열량은 450kcal이 넘고, 여기에 치즈나 참치, 돈가스 등 갖가지 재료를 넣으면 더욱 가파르게 올라간다. 게다가 보통 식사라 하면 김밥 한줄로 끝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김밥 한줄에 라면(봉지당 500kcal 이상)이나 떡볶이(200g에 400kcal 이상) 등을 추가하는 것이 식사 풍경이다. 성인 기준으로 1일 섭취 권장량이 남성은 2,500kcal, 여성이 2,200kcal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높은 칼로리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니 가끔씩 다이어트를 하신다며 프리미엄 김밥 한줄만 ‘간단하게’ 드신다는 분들은 전혀 엉뚱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다만 대부분의 프리미엄 김밥집은 이 점에 착안해 햄 대신 염분과 첨가제를 줄인 유부, 그리고 색소를 뺀 단무지를 사용해 영양학적으로 충분히 우수한 면을 보인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열량 자체는 절대로 낮은 편이 아니니 참고하자.

또한 우리나라 기준으로 그렇지,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일반 김밥도 굉장히 건강한 음식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외국인들은 ‘한국에선 길거리에서 스시(일본의 김초밥이 한국의 김밥과 유사)를 파느냐’라는 반응을 보일때도 있다니,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이 건강한 편이긴 하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은 김밥의 영양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간편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해방 이래 오랜 기간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음식. 이제 명확히 알고 즐겨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