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의 식품록(흑설탕 버블티) 2
유행의 식품록(흑설탕 버블티) 2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09.06 13:00
  • 최종수정 2019.09.05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컨슈머]바야흐로 유행의 시대다. 굳이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저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저 언저리 어딘가에서 닭강정, 우유빙수, 나가사키 카스테라, 화덕피자, 팥앙금 버터빵, 흑당 버블티 등의 기억이 앞다투어 등장할 것이다.

이처럼 SNS에서, 번화가에서 한번씩은 마주쳐본 그것들, 하지만 그들에게 쏟아주는 관심만큼 그것을 소비함으로서 우리의 건강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제 물어볼 때가 되었다, 당신이 어제 사먹은 그 음식, 건강에는 어떨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흑설탕 버블티, 건강한 단맛?]

일부 흑당 버블티 브랜드들은 흑설탕이 들어갔다는 점을 들어 건강 마케팅을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업체에서 주로 이용하는 흑설탕은 ‘삼온당’에 속한다. 여기서 삼온당은 정제 과정에서 3번 이상 가열한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 또한 이런 가열 과정에서 캐러멜화 되어 갈색을 띄며, 우리나라의 황설탕과 흑설탕은 대부분 이런 삼온당이다.

하지만 이런 삼온당은 백설탕과 비교해서 건강에 하등 나을 것이 없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설사 현대의 방식으로 만든 삼온당이 아닌 전통 방식의 흑설탕이라 하더라도 몸에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참고로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흑설탕이라 하더라도, 성분의 대부분은 당이기 때문에 약간의 성분 차이(주로 미네랄)로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굳이 흑설탕을 사용하는 걸까’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해답은 건강이 아닌 맛에 있다. 제조 과정에서 캐러멜화된 당분이 더 깊고 진한 풍미와 (그리고 왜인지 건강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맛을 내기 때문에 굳이 흑설탕을 쓴다고 한다. 여기에 하얀색의 정제당과는 달리 눈에 잘 보이는 비주얼적인 효과는 덤.

좌우지간, 흑당 버블티 한 잔의 칼로리는 350kcal 가량으로 카페의 다른 음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러니 ‘건강한 단맛’등의 표현에 현혹되지 말고 적당히 먹자. 어짜피 흔하고 흔한 ‘설탕 범벅 음료’의 범주에 들어가니 말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대만의 전통음료?]

또한 가끔씩 흑당음료 전문 업체들이 ‘대만의 전통음료’라면서 건강함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당신의 지갑을 노리는 얄팍한 수작이니 속지 말자.

건강의 측면은 앞서 설명했듯이 다른 음료에 비해서 하등 나을 바 없다. 또한 흑당음료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흑당밀크티는 2000년도 즈음에야 겨우 탄생했다. ‘전통음료의 정체성이 20년 정도면 충분할지는 소비자들 스스로 판단하자. 참고로 소비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몇 마디 덧붙이자면, 코카콜라는 1886년 탄생 이래로 100년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코카콜라를 ‘전통음료라고 부를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전통 음료라고 해서 꼭 건강에 좋다고 할 수는 없을뿐더러, 오리지널 레시피는 몸에 좋다고 하더라도 현대 자본주의 논리가 변형시킨 새로운 레시피들 역시 몸에 좋다는 보장이 없다. 당장 설탕이 범벅인 밀크티 역시도 그 오리지널은 영국 귀족들이 우유와 차를 섞어먹던 건강한 음료였으니 말이다.

좌우지간, 설탕 자체가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설탕의 유해성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적정선을 지킨다면 문제되지 않는다. 결국에는 몸에 흡수가 빠른 단당류나 이당류를 ‘과잉’섭취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