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의 식품록(닭껍질 튀김) 6
유행의 식품록(닭껍질 튀김) 6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11.05 09:00
  • 최종수정 2019.11.05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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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이 음식의 선풍적인 인기는, 한 남성이 인터넷에 본인의 처절한 스토리를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국내 패스트푸드 K사의 VIP임을 인증한 한 남자는, 인도네시아 한정메뉴로 출시된 닭껍질 튀김을 본인의 ‘꿈의 메뉴’라고 꼽으며 현지까지 가려했지만, 현지의 대형 시위로 인해 포기해야 했다며 사연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KFC 한국 법인측에 해당 제품의 한국 출시를 요청했는데, 이에 감명받은 SNS의 많은 유저들이 호응해 나온 결과가 바로 올해 여름, ‘KFC 닭껍질튀김 대란’의 내막이다.

두달이나마 한국을 뒤집어놓은 바로 그 '닭껍질튀김, 사진제공: KFC코리아
두달이나마 한국을 뒤집어놓은 바로 그 '닭껍질튀김, 사진제공: KFC코리아

[물 건너온 그 맛?]

수많은 기대, 그리고 출시 직후 6개 매장 한정판매에서 19개 매장으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은 줄을 서야 간신히 살 수 있었던 그 음식.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그 맛은 그리 훌륭하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이다.

공통적으로는 너무 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애초에 KFC는 시즈닝, 즉 양념과 염지를 다소 강하게(물론 미국 현지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하는 편이다. 애초에 치킨은 구조적으로 안쪽보다 겉껍질에 시즈닝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른 제품군은 껍질과 시즈닝이 약한 안쪽 살코기와 같이 먹지만, 치킨껍데기 튀김은 그야말로 껍질만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보편적인 입맛과는 거리가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지방이 많은 부위(그리고 심지어 그걸 다시 튀긴 것)라 한국인들이 평소에 먹던 음식보다 훨씬 많이 느끼하고 기름지다는 것을 알아두자.

그래도 처음 몇 입 정도는 맛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애초에 어떤 고기, 아니 거의 모든 동물의 살코기(육류와 어류 모두) 맛의 정수는 껍질이다. 왜냐면 추위를 피하기 위한 피하지방층이 껍질에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애초에 우리 유전자에 그렇게 각인이 되어있다. 그러니 너무 죄책감을 가지지 말자.

맛은 있다, 하지만 당신의 혈관은 좀 곤란할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맛은 있다, 하지만 당신의 혈관은 좀 곤란할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영양? 기름을 기름에 튀긴 음식]

기름기와 콜라겐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는게 바로 닭껍질이다. 이를 재차 튀겨먹는단 것은 스스로의 혈관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이해하면 된다. 기름덩어리를 기름에 튀겨먹으면서 건강을 논하는 것은 양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또한 당신이 대중적인 입맛을 지닌 일반 한국인의 하나라면, 이 음식은 당신에게 지나치게 짜고 기름질 것이다. 그 말인즉 이 음식만 먹기는 힘들다는 것인데, 함께 먹는 것으로 가장 대표적인게 하필 또 맥주이다. 한껏 기름지고 좁아진 혈관에 차가운 알코올까지 듬뿍 들어간다? 조만간 본인 심혈관의 곡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 음식은 탄수화물과 기름의 환장 콜라보다. 물론 ‘최악’의 음식이라고 부를 수야 없지만, 이 음식을 먹는 것을 선택한다면, 건강에 대한 생각은 잠시 내려놓는게 현명할 것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건강에 진짜 나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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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다 쓰자마자 이벤트를 발표한 KFC, 사진제공: KFC코리아

[결론, 한정판매는 한정판매로 내버려두자]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음식은 한정판매 음식으로, 판매 역시도 종료가 되었었다. 여느 유행 음식들이 다 그렇듯, 빠르게 사라진 인기의 잔재는 마트나 다른 치킨 브랜드에서만 간혹가다 마주칠 수 있는 것이 전부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음식이었지만, 모두가 꿈꿀만큼 훌륭한 음식은 아니다. 한정판매는 한정판매로 내버려두자.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오늘(11월 5일)부터 다시 2주간 전국에서 한정판매를 진행한다는 따끈따끈한 소식이 나왔으니, 혈관을 희생해서 새로운 맛을 경험해보고 싶은 소비자들은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건강은 중요하지만, 유쾌한 경험같은 삶의 활력소 역시도 중요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