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나라 독일', 맥주업계 줄도산 예고
'맥주의 나라 독일', 맥주업계 줄도산 예고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04.06 12:02
  • 최종수정 2020.04.0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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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어버린 독일의 노천 맥주집(비어가르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주말에도 텅 비어버린 독일의 노천 맥주집(비어가르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한국의 ‘긴급재난지원금’의 보편적 지급과 맞물려 요식업과 항공업계 등의 피해업종을 지원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표적 경제대국인 독일에서 참고할만한 상황이 나타났다. 바로 ‘맥주 양조산업’의 SOS 신호다.

‘맥주의 나라’독일의 주조업계가 대규모 파산에 직면했다. 독일 양조협회는 코로나19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독일의 1500개 양조장이 심대한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한 대규모 파산이 예고된다고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협회의 아이힐러 간사는 “협회 회원 중 대부분의 양조장은 매출의 90%를 요식업에 의존하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당 부분의 매출이 그대로 소실되었다”고 강조했다. 매출이 다각화된 대규모 양조장의 경우에도, 독일 맥주의 최대 수입국인 이탈리아와 중국에서의 매출이 수직 하강하면서 오히려 파산의 위협에 더욱 노출되었다고 설명했다.

2020년 3월 독일 내수시장 품목별 증감, 자료제공: 독일 Statistic
2020년 3월 독일 내수시장 품목별 증감, 자료제공: 독일 Statistic

독일 내 손 세정제, 소독제 제품 판매량이 전년대비 366.5% 증가했으며, 현재 해당 상품들은 전국적으로 품절/사재기 상태다. 또한 밀가루, 파스타면, 쌀, 휴지 등 생필품 매출액이 전년대비 급격히 증가해 전형적인 패닉 소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음료수(-3.3%), 맥주(-4.8%), 담배(-6.3%)의 기호품 매출액은 크게 감소했으며, 레저용품, 스포츠 용품, 가전제품, 프린터, 복합기, 청소기 등의 비 생필품 매출액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양조협회는 ‘무형문화로서의 소규모 맥주의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맥주세 납부기일을 늦추는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독일의 맥주 소비는 수십년간 줄어들고 있다. 시장 원리에 따라 비대해진 산업의 개편으로 업체의 자립 능력의 확보가 필요하다’라는 목소리도 여전히 크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덩달아 위축된 ‘전통문화 산업 지원 방안’이 고개를 드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참고할만한 일이다.

독일 정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이번달 내로 답변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