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혈압약 복용, 안전할까?
임신 중 혈압약 복용, 안전할까?
  • 최장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1.05.12 15:14
  • 최종수정 2021.05.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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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부부가 임신을 하게 되면 생명의 신비함을 한가득 담고 커져가는 배를 보면서 태어날 아이와의 즐거운 미래를 그리게 된다.

산모는 그 순간을 위해 장장 10개월간 인내심을 가지고 온 몸의 변화를 이겨낸다.

임신 전 가볍고 활발했던 몸이 빈혈, 관절통, 체중증가, 변비, 치질, 피부소양감, 잇몸질환, 소화불량, 두통 등등 다양한 수십가지 질환에 시달린다.

이외에도 출산에 영향을 줄 만큼 안좋은 증상이 나타나진 않는지 몸이 보내는 적신호를 항상 체크해야 한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닷컴
(사진출처) : 픽사베이닷컴

 

[임신중독증의 시작]

평소 고혈압이 없던 산모가 임신 20주가 넘어가면서 부터 수축기 혈압이 140mmHg, 확장기 혈압이 90mmHg를 넘어가는 임신성 고혈압이 찾아온다.

다른 증상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관리하게 되지만 두통, 시력장애, 가슴통증, 전신부종과 더불어 소변검사에서 단백질이 과다 검출되는 경우, 임신 후 변화된 다양한 신체증상을 겪는것을 의미하는 '임신중독증'으로 진단하고 추가적인 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사진출처) : 펙셀스닷컴
(사진출처) : 펙셀스닷컴

 

임산부가 돌발적으로 경련과 발작을 일으키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치명적인 질환인 '자간증(eclampsia)'은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위험하므로 가장 유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다.

임신중독증은 자간증의 사전 신호가 될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하여 전-자간증(pre-eclampsia) 이라고도 부른다.

고혈압 뿐만 아니라 신장기능 이상으로 소변을 거르는 사구체의 그물망이 느슨해져 단백뇨가 생기고 독소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해 혈관에 손상을 끼치게 되어 몸 전체에 부종이 발생한다.

태반 형성 후 혈류공급에 변화가 생기는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전자간증이 지속될 경우 태아에게 영양분과 산소전달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자궁내벽에서 태반이 분리되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35세 이상의 초산, 쌍둥이 임신, 과체중, 당뇨 등도 원인요소이며 임신성 고혈압의 1/3 가량이 임신중독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사진출처) : istockphoto.com
(사진출처) : istockphoto.com

 


                
[임신 중 혈압조절]

임신 중 혈압약 복용은 득과 실을 잘 따져서 선택하게 된다.

무작정 혈압강하제를 투약할 경우 오히려 저혈압으로 떨어지거나 아이에게 공급되는 혈류량까지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증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찰하게 된다.

하지만 상태가 중증으로 발전하게 되면 약 복용이 더 이롭다고 판단하고 통상적으로 니페디핀(Nifedipine)과 같은 칼슘통로 차단 원리의 혈압약을 1차적으로 사용한다.

추가적으로 필요시 혈압 감소에 도움이 되고 혈전생성을 방지하는 아스피린을 투여 하기도 한다.

반면 일반인에게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혈압약인 안지오텐신(Angiotensin) 수용체 차단제나 이뇨제 성분은 절대 금지다.
 
         

(사진출처) : 펙셀스닷컴
(사진출처) : 펙셀스닷컴

 

[조기 분만의 필요성]

중독증상이 심하면 태아의 성장이 지연되고 조산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합병증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선 입원치료를 하게 된다.

시간이 오래되면 출산 이후 아이의 저체중, 호흡곤란, 감염위험 증가 등으로 기타 치료까지 연속해서 해야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만일 임신 34주 이상 경과하였다면 즉시 분만을 고려하기도 하는데, 산모의 자간증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간증은 '황산마그네슘(MgSO4)' 성분의 항경련제를 투여해 대응하며 퇴원 후에도 정기 검진을 통해 혈압이 정상화 되는것을 확인해야 한다. 

 

임신기간의 가장 큰 적인 임신중독증을 무사히 넘기려면 임신전에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당뇨,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이 있다면 더더욱 주의하고 사전 건강관리를 통해 계획임신을 하는것도 한 방법이다.

비타민C, E와 같은 고함량 항산화제를 복용하고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균형잡힌 식단, 충분한 수면을 통해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한다면 임신중독증에서 벗어나 건강한 출산, 행복한 가정과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