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예능 음주 장면 미화될수록 성인 음주도 늘어난다
드라마·예능 음주 장면 미화될수록 성인 음주도 늘어난다
  • 권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22.03.01 09:30
  • 최종수정 2022.02.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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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전국 성인남녀 1057명 대상으로 조사 및 통계분석 실시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657 가운데 음주운전 노출 프로그램만 395개

-미디어 음주 가이드라인·방송 심의 기준 등에 따라 22건 방송심의 요청

[헬스컨슈머]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음주 장면이 성인 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미디어 음주장면 노출이 성인 음주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국내 학술지인 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에 게재했다.

해당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 20세 이상 65세 미만 성인남녀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돼 통계분석이 진행됐다. 그 결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맥주를 마시는 장면을 본 후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7.0%로 나타났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처럼 음주 장면이 미디어를 통해 자주 노출될수록 성인의 긍정적 음주 기대와 음주 동기가 증가하고, 음주 문제가 높아진다는 것이 개발원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서민의 술’, ‘애환을 달래주는 술’ 등으로 미화됐던 음주 장면이 성인의 음주 문제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시청률 상위 10위 드라마 219개와 20위 예능 프로그램 438개 등 총 657개 가운데 음주운전이 노출된 프로그램은 무려 39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면은 총 3,231건으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1회 당 약 2건의 음주 운전이 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는 전언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이 중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22건에 대해 방송심의를 요청했다. 2017년 보건복지부와 함께 마련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 방송심의에 관한 기준, 패널조사 등에 따른 것이다.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에서는 19건 중 2건을 권고와 의견제시 수준으로 심의조치했으며, 3건은 현재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건강증진사업실 강창범 실장은 “최근 TV보다 상대적으로 표현에 더 자유로운 OTT, SNS 등의 채널에서 음주를 주제로 한 콘텐츠가 인기인데, 음주를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음란과 폭력 장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 모두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조현장 개발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와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해 미디어 음주장면의 위해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높이고, 방송계에 자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지속 촉구하겠다”라고 전했다.

(사진출처) :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사진출처) : 한국건강증진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