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재로 주춤했던 이란 수출길, ‘K-뷰티’ 중소 브랜드가 물꼬 튼다
경제 제재로 주춤했던 이란 수출길, ‘K-뷰티’ 중소 브랜드가 물꼬 튼다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7.07 12:27
  • 최종수정 2022.07.08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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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벨르‧톤드‧다프넬리아‧비달리 등 기능성 앞세워 지난달 첫 선적

-코트라 통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해외지사화사업 적극 활용

-美와 핵협상 타결, 코로나 완화 등 기대감 속에 한-이란 교역 확대 관심

[헬스컨슈머] 2018년 미국의 경제 제재 이후 주춤했던 이란행 ‘K뷰티’ 수출길이 중소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개되고 있다. ‘사막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화장품 시장을 시작으로, 중동의 제2 시장인 이란과 교역이 확대될지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케이벨르‧톤드‧다프넬리아‧비달리 등 K뷰티 중소 브랜드가 이란행 첫 선적을 시작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케이벨르

수출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의 해외진출컨설팅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해외지사화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해외지사화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의 현지 지사 역할을 대행하여 수출‧현지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수출은 테헤란 북부 카스피해 항만 안잘리 자유무역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카스피안고구누스(대표 김인순)를 통해 이뤄졌다.

이란 첫 수출길에 오른 K뷰티 브랜드의 공통점은 기능성을 앞세웠다는 것이다. 약을 품는 화장품을 표방하는 ‘케이벨르’는 의약품에 사용하는 성분 중 화장품에 사용가능한 성분을 최대한 적용하여 효능을 극대화했다. 여드름‧기미‧주름‧피부염은 물론이고 탈모 등 피부질환에 대한 원스톱 솔루션 콘셉트로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톤드’는 한방약재를 이용해 피부 순환을 깨우고 피부 본연의 자생력을 회복시키는 기능을 강조했다. 피부 노폐물의 흔적인 부기를 내리고 착한 성분의 수분과 영양으로 대체한다는 설명이다. ‘다프넬리아’는 발효전문화장품 브랜드다. 국내산 7종 곡물과 스피루리나를 효모 고체 발효공법으로 발효해 유효성분의 흡수력을 높였다.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비달리’는 100% 비건 제품만을 생산하는데,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와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서 100% 비건을 인정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의 제2 시장으로 불리는 이란은 2015년 7월 핵 합의 타결로 ‘기회의 땅’으로 불리면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 체제를 복원하면서 한국 기업의 활동도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코트라의 ‘2020년 해외출장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대이란 수출 규모는 2018년 약 22억 달러에서 2019년 약 2억 달러로 87% 급감했다. 뷰티업계도 마찬가지로, 미샤 브랜드를 운영하는 화장품 제조사 에이블씨엔씨는 2020년 하반기 이란 현지 판매를 중단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번 K뷰티 중소 브랜드의 이란 수출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여전히 팽팽하고, 경제 제재가 언제 풀릴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화권 일변도의 한국 화장품 수출 다변화를 위해선 도전해야할 과제라는 분석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동지역의 화장품시장 규모는 360억 달러(당시 약 41조원)로 우리나라의 4배 수준이다. 업계에선 수요가 많은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을 주목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김영선 케이벨르 대표(약사)는 “코트라와 중진공 덕분에 인도네시아에 이어 이란에도 진출하게 됐다”며 “한국 내 기능성 화장품 붐을 이란에 전파하면서 K뷰티 수출 확대의 물꼬를 트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