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 보충제는 양날의 검?
칼슘 보충제는 양날의 검?
  •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3.05.15 09:17
  • 최종수정 2023.05.15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헬스컨슈머]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트렌드는 고용량입니다. 피로회복을 위한 비타민 B군, 항산화 효과의 비타민 C, 장 건강의 유산균, 주름 개선의 콜라겐 등 수많은 제품들이 하루 최대 권장량, 혹은 그 이상의 고용량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보충제들은 오히려 고용량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칼슘제입니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으레 의사에게 추천을 받거나 혹은 자의로 칼슘보충제의 복용을 시작합니다. 이 때에도 가능하면 고용량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용량 칼슘 보충제 섭취를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특히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비타민D나 마그네슘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칼슘 단독제는 특히 더 해롭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칼슘 보충제는 뼈의 골밀도를 향상시키는 이점과 동시에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단점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고용량 칼슘보충제의 부작용]
연구에 따르면 고용량 칼슘보충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600mg 정도로 하루 평균 1000mg 이상의 칼슘을 섭취하는 서양인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칼슘섭취량이 많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의사들은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환자들에게 부족한 칼슘 보충량을 칼슘보충제를 처방함으로써 치료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 지침은 그 동안 고용량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 환자들을 대규모로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의 이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보충제와 관련된 부작용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1400mg 이상의 칼슘 보충제를 처방할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10% 증가하였고, 2010년 영국의학저널에서 밝힌 연구에서는 칼슘 보충제를 장기 처방할 경우 심근경색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31%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심혈관 위험 외에도 신장 결석 문제와 대장 용종 문제도 고민해봐야 할 부작용으로 꼽힙니다. 영국 학회지에서는 칼슘 보충제가 대장 용종 발생 위험을 2.7배나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전문가 협회에서는 칼슘 보충은 가능한 식품으로 대체하되 지나치게 칼슘 수치가 떨어진 환자에게는 800mg 정도의 저용량 칼슘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지침을 변경하였습니다. 

[이상적인 골다공증 치료법] 
이러한 고용량 칼슘보충제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 지침이 마련된 지는 꽤 시간이 지났으나 아직도 일반인들이나 환자 분들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노인 인구가 증가와 더불어 골다공증 환자들이 함께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환자들이 무지로라도 필요 이상의 칼슘제를 섭취하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이 더 필요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골연화증,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어떻게 치료를 하는 것이 이상적일까요?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골다공증 환자에게 칼슘 섭취는 매우 중요한 치료법입니다. 다만 부족한 섭취량을 모두 보충제로 복용하기 보다 칼슘이 풍부한 우유, 계란, 두부, 생선 등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칼슘 보충제를 선택한다면 고용량 보다는 저용량을 꾸준히 복용하도록 하고 비타민D와 마그네슘이 함께 들어간 칼슘제를 선택하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와 마그네슘을 칼슘과 같이 섭취하였을 때 심혈관계 발생 위험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으며, 칼슘의 흡수율 개선과 변비 등 부작용 개선 효과가 함께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비타민D는 칼슘이 혈액 내로 흡수되는 과정을 도우며 마그네슘은 칼슘을 신체에 필요한 곳으로 운반해 칼슘의 이용률을 증가시키기 역할을 합니다.

칼슘 보충제를 선택할 때는 무기칼슘 보다는 코랄칼슘이나 어골칼슘 같은 유기칼슘을 선택하는 것이 부작용이 덜하며 우유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다면 MBP(유단백추출물)를 복용하는 것이 골밀도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정도가 심한 환자에게는 식이를 통한 치료 외에도 골다공증 주사나 약이 처방됩니다. 골다공증 약은 턱 관절을 약하게 한다든가 식도염을 일으킨다든가 하는 우려로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병이 더 진행되기 전에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훨씬 경과가 좋습니다. 골다공증은 전체적인 골 밀도가 낮지 않더라도 허리나 골반 등의 골절이 쉽게 일어나는 점이 우려되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뼈를 약하게 만드는 커피나 술의 복용을 줄이고 일상생활에서 햇빛을 자주 쬐며 운동하는 것이 뼈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생활 습관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