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 목욕문화, 건강에는 어떨까?
한/일의 목욕문화, 건강에는 어떨까?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8.23 09:00
  • 최종수정 2019.08.28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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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목욕은 머리감을 ’, 목욕할 이란 뜻으로 머리를 감고 몸을 청결하게 씻는 일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목욕을 해야 하는 것일까?

사람은 각종 세균, 바이러스, 먼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씻지 않으면, 신체에 균이 쌓이는 것은 당연할뿐더러 균에 감염되기 쉽다. 예를 들어, 오염물질을 만진 후 그 손으로 빵을 먹는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오염물질이 체내로 흡수되어 식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다. , 목욕은 이러한 이물질을 씻어내는 과정이자, 건강을 위한 신체관리 방법 중 하나다.

기자가 이러한 목욕을 하던 어느 날, (일본 불매운동이 터지기 오래 전) 일본의 온천에 갔을 때 탕에 몸을 담근 후, 씻지 않고 나가는 일본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다 문득, 한국과 일본의 목욕방법이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한일관계를 떠나, 우리와 다른 문화를 듣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니 말이다. 이에 한국과 일본은 어떤 목욕문화로 신체관리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때를 밀어야지 직성이 풀리는 민족]

-현대 목욕문화의 시작

한국의 목욕문화는 1920년대, 대중목욕탕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24, 평양에 최초의 목욕탕이 생겨났고 이어 일 년 뒤에는 서울에도 목욕탕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60년대까지만 해도 서민들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못하여 일주일~한 달에 1번 목욕탕을 찾았다고 한다. 집에서 목욕할 때는 큰 대야에 물을 받아서 사용했다.

1970년대 이후부터는 아파트가 대량으로 건축되면서 집안에서도 욕조를 이용한 목욕이 가능해졌다. 시간이 흘러 경제적 상황이 나아지고 목욕이 대중화되자, 대중목욕탕은 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되었다. 더불어 한국인의 목욕에 대한 개념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목욕은 를 미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국의 독특한 목욕문화는 때밀이

때밀이 문화는 어느 순간 한국인들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 사람이 한국의 때밀이 문화를 보면 신선한 충격을 받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때밀이 문화가 이루어진 국가는 몇 없다. 아마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목욕탕 방문후기만 들어도, 그들이 한국의 때밀이 문화를 얼마나 독특하게 보는지 느껴질 것이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의 대부분이 때를 밀어왔다. 만약 당신이 밀지 않겠다고 해도, 어머니가 때는 밀어야해!’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목욕문화는 때를 밀어야한다는 것과 연결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때밀이가 피부건강을 해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외국처럼 샤워만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물론 아직까지도 목욕할 때, 때를 밀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때를 밀까? 말까?

그러면서 어느 가정에서는 때를 밀어야 한다 VS 안 미는 것이 좋다라는 팽팽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의사들은 때를 밀지 말자라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과연 때를 미는 것이 피부건강에 해로운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적당히 하면 괜찮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먼저 때란, 탈락된 피부각질과 땀, 피지 등이 섞인 것으로 피부의 죽은 세포이다. 피부는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피부 재생을 한다. 새로운 세포는 올라오고, 죽은 세포는 탈락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자주 밀거나, 빡빡 밀면 피부가 얇아지게 된다. 얇아진 피부는 세균 등에 대한 면역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각종 피부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시원한 때밀이 문화를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다. 건강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때를 밀면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오래된 각질을 제거할 수 있다. 다만, 과하게 밀면 앞서 언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3개월에 한번쯤 부드럽게 밀어줘야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탕을 좋아하는 민족]

-일본의 목욕문화는 담그기

일본의 목욕은 한국과 개념이 다르다. 일본인이 지닌 목욕의 개념은, 더러운 몸을 씻어 낸다는 생각보다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러 가는 것이다.

실제 기자가 오래전 일본의 온천 여러 군데를 방문한 적 있다. 거기서 일본인들이 탕에 몸을 담그고 바로 옷을 입는 모습을 보았다. 당시 기자는 왜 때를 안 밀지?’라고 의아했으나, 주변 일본인에게 물어본 결과, 일본인은 목욕탕(또는 온천탕)에서 때를 미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또한 기자는, 몸을 담그고 샤워를 하지 않고 나가는 일본인들을 보며 한국과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보통 한국인들이 탕에 가면 (샤워담그기or샤워나가기)이다. 반면 일본인은 대다수 (샤워담그기나가기)의 방식으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욕조물을 가족과 함께 공유한다

심지어 일본은 집안에서 목욕하는 방식도 한국과 다르다. 한국은 욕조가 사라지고 샤워부스가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한국은 욕조가 있다고 해도 한 번 사용했으면, 물을 버리고 다시 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일본은 아직까지 욕조를 두고 있는 가정이 많으며, 그날 물을 한번 받아서 온 가족이 차례로 돌아가며 그 물로 목욕을 한다. 대체로 나이순서로 들어가며 첫 번째는 할아버지, 그 다음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등 이러한 순서로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일본가정에 머무른 적이 있었는데, 그 물을 함께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이유를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에게 물어본 결과, 일본인은 워낙 탕을 좋아해서 매일 목욕하는 가정이 많으며, 그에 따라 사용되는 물도 많으니 물을 아껴서 쓰기 위함이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즘은 욕조물을 공유하지 않는 가정도 있다고 한다.

-일본의 목욕문화가 발달한 배경

이처럼 일본의 목욕문화가 발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기후와 화산의 영향을 꼽을 수 있겠다. 일본은 고온다습한 기후를 지니고 있다. 이에 여름이 되면 더욱 습해지고, 몸이 끈적거리기 마련이며, 목욕을 자주 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일본에는 화산이 많아 온천이 많이 만들어지고 목욕문화가 발달되기 유리했다.

온돌문화의 부재 역시 일본의 목욕문화 발달에 한몫을 했다. 온돌로 방바닥을 따뜻하게 하던 한국과 달리 일본은 온돌문화가 없었다. 그래서 일본인은 잠들기 전에 목욕을 하여 몸을 데우고 그 온기로 잠에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은 목욕에 대해 서로 다른 개념을 지니고 있다. 물론 목욕의 근본적인 개념인 씻기는 같다. 다만, 한국의 목욕은 집중적으로 각질을 벗겨내고 청결을 목적으로 하는 개념이라면, 일본의 목욕은 쌓인 피로를 풀고 몸을 데우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미가 크다.

한편,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목욕문화 역시 모두 다양하다. 그래서 외국인이 때밀이문화를 신기해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이 독특하다고 느껴질지 모른다. 언제나 세상은 넓고, 문화의 차이는 크며,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다음에는 세계의 목욕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또한 목욕이 외부의 균들을 씻어내는 건강관리라는 것을 기억하고, 언제나 청결을 유지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