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만으로도 짜증나는데, 두통까지 겪어야 돼?
생리만으로도 짜증나는데, 두통까지 겪어야 돼?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02 09:00
  • 최종수정 2019.10.0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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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주기 호르몬 변화로 두통 악화, 예방 치료와 호르몬 보충요법으로 관리 필요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이번 달도 어김없이 찾아온 생리. 생리 자체만으로도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고 귀찮지만, 특히 생리와 함께 시작되는 많은 증상이 피곤한 현대 여성들을 더 힘들게 한다. 생리와 관련된 증상은 생리통을 비롯한 허리통증, 붓기, 소화불량 등의 신체적 증상과 과민반응, 불안감, 긴장감 등의 심리적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 중 생리 때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두통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

 

[호르몬 변화가 두통을 악화시킨다]

대한두통학회에 의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두통을 더 많이 겪고, 약 75%의 여성이 편두통을 앓는다고 한다. 실제 편두통은 초경 시작, 생리, 피임약, 임신, 폐경 등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여성에게 두통이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일 수 있다고 말한다.

생리는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가며 생기는 현상으로, 임신이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보통 평균 28일 간격의 주기로 반복되는데, 이 주기에 따라 호르몬의 분비가 변화한다. 이러한 생리 주기에 핵심적인 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다. 생리 때가 가까워지면 에스트로겐 수치는 점점 낮아지고,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높아지는데, 이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리 시작 2~3일 전 두통이 시작되는데 특히 편두통이 많이 생긴다. 생리 시 두통 증상은 생리 전 최고조에 달했다가 생리가 끝나가면서 점점 나아지는 변동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적극적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으로 두통 내쫓을 수 있다]

여성들의 삶을 ‘주기적으로’ 괴롭히는 생리 시 두통! 물론 치료할 방법은 있다.

편두통이 발생하면 약을 먹어서 최대한 빨리 통증과 기타 증상들을 멈추는 것이 필요한데, 편두통이 시작되려고 할 때나 통증이 심해질 때 진통제를 사용하는 급성기 치료나, 매일 규칙적으로 약물을 복용해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완화시키는 예방 치료를 해야 한다.

신경과 전문의인 서울척병원 뇌신경센터 이종윤 과장은 “편두통이 심해지는 급성기에는 일반적인 편두통처럼 치료를 하지만, 일반적인 편두통에 비해 약물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있다”며, “이렇게 급성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면 예방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방치료에는 단기적 예방치료와 장기적 예방치료가 있는데,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라면 단기적 예방치료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또는 트립탄 계열의 약물을 사용한다. 생리 시작 며칠 전에 이 약을 먹기 시작해서 5~6일 동안 유지하다 중단하는 방식이다.  만약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지 않아 예측하기 어렵거나, 단기적 예방치료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한 경우에는 장기적 예방치료로 전환한다. 이후 필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호르몬 보충요법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도 교정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며 스트레스를 조절하려 노력하면 편두통의 강도나 발생 빈도를 줄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이종윤 과장은 “생리 시 두통을 여성의 숙명인 것처럼 받아들이지 말고, 질병으로 인식한 뒤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