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사망할 수도 있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사망할 수도 있어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19.12.27 09:00
  • 최종수정 2019.12.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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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주말과 연말, 내년 설을 앞두고 휴가를 즐길 생각에 마음이 한껏 부푼 사람들이 있다. 특히 운 좋게 싸게 구한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떠나는 경우 이 같은 즐거움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비행기 티켓이 이코노미 클래스라면 불편한 몸 때문에 여행을 망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은 좁고 불편한 비행기의 이코노미 클래스(일반석)에서 장시간 비행하는 경우 나타나는 질환으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리가 붓고 저려오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같은 질환은 심부정맥 혈전증으로도 불리는데,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 골반에 있는 정맥이 눌려 다리의 피가 심장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되면서 나타난다. 이때 정체된 피는 점차 응고되어 혈전(피떡)’이 되는데, 특히 기내의 습도와 기압은 혈액순환을 더욱 느려지게 만들어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90분 이상 앉아있는 경우 무릎 뒤의 혈류는 반으로 줄고 혈전 생성 위험은 두 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행시간이 두 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혈전 생성 위험 또한 26%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증상은 노인이나 임산부, 흡연자 또는 비만이나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원리로 장시간 운전하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을 그저 다리가 붓고 불편한 증상 정도로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 인해 정맥성 고혈압이나 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심한 경우 혈관을 막고 있던 혈전이 우심방과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으로 흘러들어가 혈관을 막아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6년 일본에서는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 차에서 피난 생활을 하던 이재민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는 비행 중 일어난 사건은 아니지만 좁은 곳에 장시간 앉아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건강상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으로 기록됐다.

 

[수시로 움직이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

이 같은 증상을 예방하고 건강한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비행기 안에서도 몸을 수시로 움직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 대퇴골이나 무릎 수술을 받은 환자나 이전에 심부정맥 혈전증을 앓았던 환자, 암환자, 임신부, 노인, 비만, 또 피임약 등의 호르몬 제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가급적 복도 쪽 자리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대학병원의 순환기내과 교수는 “1~2시간 마다 일어나 걷고 다리를 주무르는 것이 좋다면서 발뒤꿈치를 들어올리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체조를 반복하고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행기를 타는 복장도 중요하다. 비행기를 탈 때에는 가급적 느슨하고 편한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또 반지와 벨트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빼는 것이 좋고, 정맥류 치료를 받은 환자는 의료용 스타킹을 신어야 한다.

또한 물을 자주 마셔서 수분을 섭취하면 혈액순환과 혈전 생성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수분을 빼앗아 가는 것으로 알려진 술과 커피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