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처지는 증상, 방치하면 죽을 수 있다?
눈꺼풀 처지는 증상, 방치하면 죽을 수 있다?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20.01.15 18:00
  • 최종수정 2020.01.15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몸에 힘이 없어져 팔다리의 근육도 전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고, 눈꺼풀마저 힘없이 처지는 안검하수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노화와 관계없이 피로가 누적된 경우에도 나타나게 되는데,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이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같은 증상은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내 몸이 내 몸을 공격해서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중 하나일 수 있어, 방치할 경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근육 쉽게 피로해져면역체계 이상 때문]

중증근무력증은 눈꺼풀이 처지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가 나타나거나, 전신에 위약감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외부 병원균 등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야하는 면역체계가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해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중 하나이다.

우리 몸은 움직일 때 근육이 접촉하는 부위의 신경세포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아세틸콜린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근육에 수축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경우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수가 줄어들고, 아세틸콜린에 대한 항체가 생겨 근육의 수축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근육에 힘이 없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복시생기고 발음 부정확해져호흡곤란으로 사망하기도]

이러한 현상은 신체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꺼풀이 처지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가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고, 말을 할 때 발음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거나 식사 시 음식물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는 증상도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증근무력증은 저녁에는 증상이 심해지지만 자고 일어나면 다시 괜찮아지기 때문에 단순히 피로 때문이라고 여기고 진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위험하다. 병이 악화될 경우 머리를 빗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근육이 말을 듣지 않아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마비증상이 전신 근육으로 퍼지면 호흡근까지 마비돼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800년대에는 중증근무력증에 걸린 환자들의 대부분이 치료를 받지 못해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이제 죽을병 아냐빠른 치료와 꾸준한 검진이 중요]

이에 전문가들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오지영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침범하는 부위나 정도가 다양해 환자가 질환을 인식하기 어렵다면서 빠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초기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중증근무력증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원인이 나와있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환자들은 항체검사나 반복신경자극검사, 가슴 CT촬영, 약물반응검사 등의 복합적인 검사 내용과 증상을 종합해 진단을 받게 된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일시 완화를 위한 항콜린에스터레이스등의 약물이나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제를 통한 약물치료가 이뤄지고, 증상이 심한 경우 전신의 혈액을 교환하는 혈장반환술이나 흉부에 있는 림프 면역기관인 흉선을 제거하는 수술 등이 이뤄진다.

다행인 것은 중증근무력증이 죽을병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예후가 상당히 좋아졌다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오지영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정확히 진단만 된다면 치료를 통해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치료 후 수년간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재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