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꿀벅지가 당뇨병 예방한다
탄탄한 꿀벅지가 당뇨병 예방한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11 09:00
  • 최종수정 2019.11.08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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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당의 70% 소모하는 허벅지 근육, 식후 혈당 소모해 혈당 증가를 막을 수 있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흔히 당뇨병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먹는 음식에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 혈액 속 당 수치를 높이는 음식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혈당 조절을 위해 식이 요법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근력 운동’이라는 점은 알고 있는가?

근육은 지방 조직에 비해 칼로리를 더 소모한다. 즉, 근육이 혈액 내에 있는 포도당을 많이 쓴다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건강을 위해서는 특히 하체 근육, 허벅지 근육을 키우라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과연 허벅지 근육과 당뇨병은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허벅지 근육, 당뇨병에 왜 중요한가?]

당뇨병은 공복일 때와 식후의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데, 식후 혈당을 제일 많이 소비하는 곳은 바로 허벅지 근육이다.

엉덩이를 포함한 하체 근육은 우리 몸 전체 근육의 2/3을 차지한다. 이 하체 근육에서도 35~50%를 차지하는 부위가 바로 허벅지이다. 하체 근육은 우리 몸에 들어온 포도당의 무려 70%를 소모하며, 식후에도 혈당이 높아지지 않게 만든다. 우리 몸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탄수화물은 몸속에서 포도당으로 바뀌며, 이 포도당이 증가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우리 몸 여기저기로 포도당을 전달하고 에너지로 사용하게 한다. 그런데 운동 부족이나 노화로 인해 허벅지 근육이 감소하면 식사를 한 후 증가한 포도당을 소비할 방법이 없어진다. 결국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포도당 양은 혈액 속을 타고 다니며 혈당을 증가시키고 심해지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게 된다. 따라서 허벅지 근육을 중심으로 하체 근육을 튼튼하게 단련시키면 식후 혈당을 손쉽게 처리해 혈당이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허벅지 지방, 뱃살과 비교하면 섭섭하다]

흔히 지방이라고 하면 배와 허벅지, 엉덩이에 붙은 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허벅지 지방은 뱃살, 즉 내장지방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허벅지 근육은 내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일종의 지방 저장 창고이다. 허벅지 근육에 저장된 지방은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특성이 있는 피하지방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체내의 인슐린 저항을 줄이고 간이나 골격근육을 보호하거나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배가 많이 나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허벅지가 튼튼하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에 복부 안쪽 내장 사이를 커튼 모양으로 연결하고 있는 그물막에 지방이 끼는 내장지방은 고혈압, 심장마비, 협심증 등의 심혈관계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간이나 장기에 저장된 내장지방이 지방산을 언제든지 방출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지방간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내장지방이 있다면 말라보이는 여성이라 할지라도 당뇨병의 위험이 훨씬 증가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허벅지 가늘어지면 당뇨병 위험 높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체형이 양파형, 펭귄형이 되는 사람들이 많다. 말 그대로 복부는 비대해지고 다리는 가늘어지는 체형인데, 허벅지 둘레가 줄어들면 당뇨병을 포함해 심장병과 퇴행성 관절염 등의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커진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30~79세 성인 약 3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허벅지가 가는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이 연구에서는 허벅지 둘레가 1cm 감소할 때마다 남성은 8.3%, 여성은 9.6%씩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남자의 허벅지 둘레가 43cm 미만인 경우에는 둘레가 60cm인 남자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43cm 미만인 경우 허벅지 둘레가 57cm인 여자에 비해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이 5.4배나 높았다. 따라서 허벅지가 점점 가늘어지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운동이 핵심]

허벅지 근육을 키우려면 우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미 당뇨병이 있는 환자일수록 고기나 식물성 단백질인 콩류를 잘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보통 채식이 좋고 육식은 나쁘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단백질 섭취를 약간 늘려 주어야 근육량의 급격한 감소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노화로 인해 허벅지가 가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만이 아닌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무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허벅지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 후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씩 시속 5㎞/h 이상의 빠르기로 20~40분 걸은 뒤, 스쿼트나 다리로 적정 무게의 롤패드를 밀어내는 레그 프레스를 10~20분 정도 하는 것이 추천된다. 또한 계단을 수시로 오르는 것도 좋은 운동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