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암’이라는 갑상선암, 안심해도 괜찮을까?
‘착한 암’이라는 갑상선암, 안심해도 괜찮을까?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19.12.20 13:00
  • 최종수정 2019.12.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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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암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망 원인 1위 자리를 36년째 지키고 있는 질병이다.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2018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암에 의한 사망률은 10만 명당 154.3명으로, 2017년 대비 0.4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사망하기 전까지 희망과 절망의 문턱을 오가는 투병생활을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무서운 병임에 틀림없다.

 

[‘착한 암’, ‘거북이 암’]

모순적이게도 착한 암이라고 불리는 암이 있다. ‘갑상선암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다른 종류의 암보다 생존율과 완치율이 높고 진행도 느려 착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갑상선암은 거북이 암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은 이름처럼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하는 갑상선에 생기는 암으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발병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암세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목에 과 같은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나 숨소리가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고 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초음파 기술이 발달해 이 같은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심지어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발견이 늦어졌다고 하더라도 암 진행이 워낙 늦고, 수술 시 예후가 좋아 쉽게 완치가 가능해 흔히 착한 암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항간에는 갑상선암의 생존률이 100%넘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암 발견으로 건강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돼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것이다.

 

[갑상선 암, 위협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야기를 맹신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갑상선암도 종류에 따라 치명적인 암이 존재하기 때문.

갑상선암은 암세포의 분화가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 '분화암'과 암세포의 분화가 끝나지 않은 '미분화암'으로 구분된다. 이중 '착한 암'이라고 부르는 것은 세포 분화가 끝난 분화암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인이 걸리는 갑상선암의 대부분은 이 같은 암이다.

문제는 미분화암이다. 미분화암은 분화도가 높았던 갑상선 유두암이 갑작스레 변이되면서 발병하는데, 변이 후에는 증식속도가 매우 빨라 순식간에 목을 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현대의학으로는 치료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분화 갑상선암의 위험성은 최악의 암이라고 불리는 췌장암과 비교되기도 한다. 한 암센터 전문의는 암세포가 하루가 다르게 전신으로 퍼져, 보통 발병 6개월 이내에 사망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일반 갑상선 암도 난치성일 수 있어]

미분화암은 주로 70대 이상에게서 드물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흔히 발생하는 갑상선 유두암과 같은 분화암도 난치성일 경우 위험할 수 있다.

분화암은 통상적으로 저위험군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 암의 크기가 4cm 이상이거나 환자가 남자이거나 45세 이상인 경우, 암이 갑상선의 피막을 관통한 경우 등이 고위험군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위험군에 해당될 경우 난치성 갑상선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한 전문의는 일반적인 갑상선암 환자의 15~20%는 고위험군에 속한다면서 저위험군의 20년 재발률은 10% 정도이지만 고위험군의 20년 재발률은 45% 정도라고 강조했다.

 

[“심상치 않다싶으면 즉시 수술해야]

알려진 대로 일반적인 갑상선 유두암은 발견 후 몇 개월 정도 경과를 지켜봐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고위험군에 속하거나 난치성 갑상선암이 의심될 경우, 암이 폐와 간, , 뼈 등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양쪽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다.

결국 암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난치성 갑상선암은 초기에 발견한다면 예후 또한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분화 갑상선암의 경우도 초기에 발견한다면 생존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착한 암이란 없다면서 갑상선암 또한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가 매우 중요한 암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