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소는 잃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코로나, 소는 잃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 정연우 편집장 (약학박사, 전 부산대 약학대학 겸임부교수, 전 온누리약국체인 학술위원)
  • 기사입력 2020.02.25 09:00
  • 최종수정 2020.02.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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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코로나의 기록]

1월 20일,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진되었다.

1월 26일, 대한의사협회가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으로부터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가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월 27일, LG전자가 국내 대기업 처음으로 ‘중국 전역 출장 금지’ 방침을 밝혔다. 이어 28일 삼성전자도 같은 방침을 밝혔다.

2월 3일, 법무부 ‘중국 위험지역 입국제한 조치’ 발표, (사)건강소비자연대가 ‘대규모 모임을 금지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

2월 18일, 이른바 첫 ‘슈퍼 전파자’가 확진되었다.

2월 20일, 신천지와 연관된 많은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확인되며, 결국 첫 사망자가 나왔다.

2월 22일, 신천지의 강제 해체를 청원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이틀만에 4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헬스컨슈머]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기 전, 한달정도 되는 시간 전에는 아직 별다른 흔적이 없었다. 그리고 한달여 후인 지금, 이미 세자리 수를 찍은지 오래인 확진자 수는 이미 두자리 수보단 네자리 수에 훨씬 가깝다. 또한 그중 60%은 신천지 관련자라는 충격적인 데이터 역시 현실이다.

사실 애초에 한국은 이 시간동안 많은 공무원과 의료보건인의 헌신을 거쳐 ‘코로나 관리 우수 국가’라는 찬사를 받으며, 많은 국가와 집단이 배우고자 하는 롤모델이었다. 하지만 그 허망한 이름이 무너지는 것은 몹시 빨랐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슈퍼 전파자’를 비롯, 신천지라는 집단의 책임이 적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찍이 대한의사협회와 같은 의료전문인 단체와 (사)건강소비자연대와 같은 시민단체, 그리고 LG와 삼성 같은 많은 기업들이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위기는 아무리 대비해도 지나치지 않다’라는 격언을 실천하려고 애썼다.

심지어 (사)건강소비자연대와 같은 단체는 지난 2월 3일 이번 신천지 감염사태를 예견한 듯 ‘대규모 모임을 금지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이는 실제로 시행되지 못했고, 결과는 다들 목도하는 바와 같다.

이미 소는 잃었다, 하지만 외양간을 고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속담과는 달리 대한민국에는 아직 절대다수의 미감염된 시민들이 있다.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사태 종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혹자는 불평할 것이고, 어떤 집단은 정부를 싸잡아 비난할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것은 ‘정부’라는 기관에 속한 사람으로서 짊어져야 할 면류관이자 가시관이며, 사태를 이 사태까지 끌어오게 된 일말의 책임이다. 그리하여 이 사태를 마무리할 그 날에, 역시 대한민국이 해낼 수 있음을 스스로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 23일 정부 통합 브리핑을 진행하는 각 부처 장관들, 사진제공: 보건복지부
지난 23일 정부 통합 브리핑을 진행하는 각 부처 장관들, 사진제공: 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