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를 피할 수 없다면, 방법을 바꿔라: ③ 생리컵
생리를 피할 수 없다면, 방법을 바꿔라: ③ 생리컵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7.02 09:00
  • 최종수정 2019.07.01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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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위생용품의 종류들

[헬스컨슈머] 이제 국내 여성위생용품 시장의 후발주자인 생리컵에 대해 언급하려고 한다. 다른 여성위생용품보다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생리컵에 오랜 역사가 깃든 사실을 알고 있는가. 최초의 생리컵이 무려 1930년대 미국에 등장했다는 것을 들으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의 경우는 어떠할까. 2017, 식약처는 미국 생리컵 페미사이클의 국내 판매를 허가했다. 이는 생리컵에 대한 첫 허가로, 이전까지는 해외직구를 해야 했다. 또한, 공식적으로 늦게 등장한 탓에 국내 생리컵 사용자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그들은 직접 지인들에게 생리컵을 홍보할 정도로 편리한 용품이라 말한다. 생리컵 사용자들은 자신에게 딱 맞는 생리컵을 발견하게 되면 이렇게 외친다. ‘찾았다, 내 골든컵!’이라고 말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생리컵, 그것은 무엇인가]

생리컵을 처음 들어봤을 때 이란 단어가 생소했을 것이다. 생리컵은 삽입형으로, *포궁 입구에서 피를 바로 받을 수 있게 한다. 말 그대로 생리혈을 받아내는 이다. 대부분의 재질은 인체에 무해한 의료용 실리콘으로,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이다. (*포궁은 자궁의 대안단어로, 아들 대신, 세포의 를 뜻함)

1930년대, 리오나 차머스의 생리컵
1930년대, 리오나 차머스의 생리컵

생리컵 브랜드인 루나컵에서 발간한 안내서, <월경컵TMI>에 따르면, 최초의 생리컵은 1937년 미국의 여배우인 리오나 차머스에 의해 발명되었다. 이때의 생리컵은 라텍스 고무로 만들어졌는데,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재료의 부족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한편 차머스의 저서에는 그녀가 구상한 생리컵 그림이 담겨있는데, 그 모습이 현대의 생리컵 모양과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87년도에는 키퍼라는 라텍스 고무 재질의 새로운 생리컵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의 생리컵은 많은 제조사에서 의료용 실리콘 소재를 사용하며, 지금까지 약 100여 종 이상의 제품들이 개발되었다. 국내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했듯 2017년도 미국 생리컵 페미사이클의 판매를 처음으로 허가했다. 이후 식약처가 국내에서도 직접 제조와 판매하도록 허가하여, 국산 생리컵도 연달아 출시되고 있다.


[생리컵의 장·단점]

이전 기사에서 탐폰과 면 생리대를 소개했었는데, 탐폰은 삽입형이라 수영이 가능하다는 것과 면 생리대는 다회용이라 경제적이라 언급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생리컵은 이들의 장점을 더한 삽입형+다회용의 기능을 지녔다. 그 장점들이 어떤지 살펴보자.

생리컵 사용자들이 말하는 장점들은 한결같다. 일단 착용감과 활동성이 좋으며, 착용한 상태로 수영까지 할 수 있다. 포궁 입구에서 피를 바로 받아내기 때문에, 생리혈이 빠져나올 확률은 거의 드물다.

그리고 한번 사두면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어서, 일회용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다. 매번 쓰레기도 나오지 않아 환경보호에도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시간적인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편이다. 생리컵은 보통 3~6시간마다 교체하고 최대 12시간까지 착용할 수 있다. 다른 위생용품과 비교했을 때, 장시간 외부활동 하는 경우 가장 유용하다. 물론, 말 그대로 최대이니 12시간을 넘겨서는 안 되며, 자주 갈아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너무 완벽한 용품은 없기 마련이다. 단점은 탐폰과 같은 이유로, 삽입형이라 착용 과정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생리컵은 교체가 상대적으로 힘든 편이다. 한 번 헹구고 다시 삽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질 내부에서 컵 모양이 제대로 펴지지 않으면, 이물감이 느껴져 불편하고 생리혈이 샐 수 있다.

한편, 지난번 탐폰 관련 기사에서 독성쇼크증후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생리컵도 마찬가지로, 질에 넣어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드문 경우로 독성쇼크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위생관리를 못 하는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위생관리 및 교체 시간을 유의해준다면 지나친 걱정은 접어도 괜찮을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어떤 생리컵을 사야 하나]

-질 길이와 생리컵의 사이즈를 확인하라

생리컵을 구매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의 길이다. 여성의 질은 사람마다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질의 길이를 측정하고 구매해야 한다. 보통은 손가락을 질 안에 넣었을 때, 한 마디 만에 포궁이 닿으면 매우 낮은 포궁, 두 마디에 닿으면 낮은~보통 포궁, 손가락 끝까지 아무것도 닿지 않으면 높은 포궁이라 부른다. 이처럼 포궁경부 (포궁의 입구)가 닿기 직전까지의 질길이를 손가락으로 측정하고, 구입할 생리컵의 높이를 확인하면 된다.

또한 생리컵의 크기도 천차만별이다. 제조사마다 그 기준은 다르며, 사이즈 별로 안 지름, 바깥 지름, 길이, 생리혈이 담기는 용량 등의 다양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자신의 질 길이와 생리량을 고려하고, 제품을 비교하여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말랑함 vs 단단함

생리컵에도 제품마다 말랑함과 단단함의 차이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것을 구분하는 단어가 바로 경도인데, 이는 단단하고 부드러운 정도를 뜻한다.

단단한 제품의 경우, 질 속에서 버티는 힘이 좋다. 생리혈이 잘 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광을 압박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말랑한 제품은 부드러워 이물감이나 방광 압박이 거의 없다. 하지만 단단한 제품에 비해 쉽게 접혀 생리혈이 샐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구분할 수 없으며, 활동량을 보고 상황에 맞게 고르면 된다.

마지막으로, 생리컵을 구매하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 구매할 생리컵이 식약처에서 허가된 제품인지, 안전성을 확보한 의료용 실리콘 소재인지, 믿을 수 있는 제조사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쯤 되면 생리컵을 고르는 과정이 까다롭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하나를 사두면 2년은 사용할 수 있으니, 자신에게 딱 맞는 생리컵을 골라 편리하다 느낀다면, 그리 귀찮은 과정이 아닐 것이다.


[사용방법]

변기에 앉거나, 일어나서 변기에 한쪽 발을 올리거나 하여 자신에게 편한 자세를 맞춘다. 그 상태에서 생리컵을 접고 천천히 밀어 넣어준다. 접는 방법은 C접기, 7자 접기, 펀치다운 등 매우 다양하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사진과 함께 담겨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생리컵이 들어갔다면, 접힌 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러, 컵 모양이 되도록 펴준다.

사진제공: 레나컵
사진제공: 레나컵

꺼낼 때는 질에 손가락을 넣고, 생리컵 표면을 살짝 눌러 공기를 뺀다. 이후 생리컵 밑 부분을 접으며 꼬리를 잡고 천천히 당겨서 꺼낸다. 또한 생리컵은 사용 전후에 약 5분가량 뜨거운 물에 끓여 소독해줘야 한다. 생리 기간에는 매번 소독하기 어려우니, 넣고 꺼낼 때 물로 꼼꼼하게 씻어주는 것이 좋다.

지난 기사부터 지금까지 생리대 파동과 다양한 여성위생용품에 대해 알아봤다. 너무나 다른 장·단점을 갖고 있기에 무엇이 가장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당신이 자신의 몸에 맞는 용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여러 여성위생용품을 구매했다가 상황에 따라서 바꿔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는가, 아니면 기존의 생리대를 계속 사용할 것인가. 이제는 당신이 선택할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