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치질 환자’ 늘어…51.9%가 겨울 발생”
“연말연시 ‘치질 환자’ 늘어…51.9%가 겨울 발생”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19.12.19 14:00
  • 최종수정 2019.12.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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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매년 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쯤이면 병원을 찾아 각종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몸이 아픈데 하소연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기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치질 환자들이 그렇다.

 

[한국인 70%가 치질겨울엔 병 악화돼]

전문가들은 국내 전체인구의 70%정도가 치질을 앓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발병 부위의 특성상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부끄러워 숨기는 경우가 많아, 진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또 치질은 겨울에 유독 심해지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질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1만 명으로 이들 중 51.9%(316만 명)는 추위가 심해지는 11월에서 2월 사이에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초기엔 출혈, 악화 시 조직 밀려나와]

치질은 항문의 내부와 외부에 생기는 병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치핵치열’, ‘치루가 대표적이다. 이중 치핵이 바로 흔히들 호소하는 항문에서 뭔가가 빠져나오는증상인데, 초기에는 변을 볼 때 휴지에 피가 묻어나오는 정도의 증상만 나타난다.

하지만 점차 항문 안쪽에서 정맥총이라고 하는 조직이 밀려나오는 것을 느끼게 되고, 나중에는 그것이 스스로 들어가지 않게 된다. 또 증상이 악화될 경우,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심한 경우 재채기를 하다가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직립보행과 좌식생활의 부작용]

우리 몸의 항문관 안쪽에는 배변활동 시 완충작용을 하는 정맥총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이 같은 조직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압력이 가해질 경우 점점 밀려나오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직립보행이다. 실제로 인간을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은 치질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직립생활과 중력에 의해 내장이 아래쪽으로 압력을 주게 되고 치질을 걸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좌식생활도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같은 이유로 항문에 큰 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인데, 특히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있는 습관을 들인 경우 치질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또 이 같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섬유질 섭취가 부족해 변비나 설사가 잦은 경우에는 치질 발병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겨울에 심해지는 것일까]

치질은 겨울에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인체의 혈관조직이 낮은 기온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항문 주변에 있는 모세혈관은 낮은 기온에서 수축하게 될 경우 혈액순환이 어려워져 겨울에는 항문 주변이 약해질 수 있다고 한다.

또 연말에 잦아지는 술자리도 겨울철 치질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잦은 음주로 혈관 확장이 반복되는 경우 치질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치핵꼭 수술해야 하나요?”]

치핵은 상태에 따라 1기에서 4기로 분류되는데, 증상이 악화돼 항문 안에서 조직이 쉽게 빠져나오는 3기 이상의 상태가 되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같은 경우 수술로 치핵을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반면 증상이 아직 그 정도로 진행되지는 않은 경우, 간단한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고무밴드를 이용한 시술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고무밴드로 치핵을 묶어 괴사시키고 스스로 떨어져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개선 가능]

증상이 심하지 않은 1~2기 사이 초기 치핵의 경우 약물치료나 식이요법, 생활 습관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배변이 원활하고 부드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채소와 과일 등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핸드폰을 보면서 변을 오래보는 습관은 피하고 변을 보는 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변을 본 뒤 항문을 세게 닦는 습관도 치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하니 피해야 한다. 바면 규칙적인 운동과 5분 이내의 좌욕은 항문 압력 조절에 도움이 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