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학생은 ‘에스코트’, 한국 의료진은 “알아서 해라?”
中 유학생은 ‘에스코트’, 한국 의료진은 “알아서 해라?”
  • 김용인 기자
  • 최종수정 2020.02.2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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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대구와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신종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공중보건의들이 현지로 차출된 가운데, 정부가 차출 인력들에 대한 숙소를 자체 해결하라고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보건복지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인 대구 인근 지자체와 국공립 병원 등을 대상으로 대구시에 긴급 의료진 지원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중 복지부가 인근 지자체에 발송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관련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지원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에는 대구광역시에서 공보의 지원근무를 긴급 요청하니 각 도별 배정인원에 따라 업무지원 명단을 제출해 달라면서 업무지원자들이 22일 오전까지 대구광역시청 8층 상황실로 집결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요청한 공보의는 충남과 충북에서 각각 15명씩 모두 30명으로, 이들을 포함한 대구지역 파견 의료진들은 현지 선별진료소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의심환자들을 검사하는 등의 업무를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는 알아서 해라유학생은 에스코트도 해준다는데”]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차출된 의료진에 대해 숙소 제공이 어려우니 알아서 숙소를 잡아달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장 의료진의 열악한 처우 문제와 더불어 방역에 허점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2일 연세대학교 동문 커뮤니티 세연넷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자신의 신분을 공보의라고 밝힌 A씨는 각 국립병원마다 의사 몇 명, 간호사 몇 명씩 대구로 징발됐다면서 대구에 오니 숙소도 안 잡아주고 알아서하랬다고 폭로했다.

이어 A씨는 컨트롤 타워의 총체적 부재라고 비판하는 한편, “정부가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해서는 공항부터 에스코트해서 숙소까지 알아봐주고 밥까지 챙겨준다는 내용의 회의를 하던데, 자국 의료진보다 중국인 유학생이 상팔자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숙소 관리 안 돼 방역 허점 우려도]

한편 해당 내용이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로 일파만파 확산되자 숙소 미배정 문제로 방역의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3일 또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을 인천공항 검역소에 파견된 공보의라고 밝힌 B씨는 군의관과 간호장교의 경우 감염관리를 위해 공항 근처 숙소를 통째로 빌려 11실로 배정하고 복귀 시 감염 여부를 검사하지만 공보의는 숙소가 배정되지 않는다면서 개인이 따로 숙소를 잡았다가 감염된 후 근무지로 돌아가면 또 다른 슈퍼 전파자가 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의료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구지역 일부 숙소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업장에 폐쇄조치가 내려지기 때문에 파견 의료진의 투숙을 거부한다는 증언까지 이어지면서 현지 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체계적인 대응의 부재로 시민들의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자 보건당국은 뒤늦게 방침을 바꾸고, 공보의를 포함해 근무 가능한 일부 의료진에게 우선적으로 숙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숙소를 배정받지 못하는 의료진이 나타날 수 있어 처우와 방역체계에 대한 비판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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