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특기 진료 13 ] 분당서울대병원 부정맥팀
[ 주특기 진료 13 ] 분당서울대병원 부정맥팀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1.07.23 13:45
  • 최종수정 2021.07.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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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분야 국내 최고 수준 시술 시스템 보유
간호사,의료기사마저도 ‘국제부정맥인증시험’ 통과

[헬스컨슈머] 심장이 수축하기 위해서는 전기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정상 심장은 어른 주먹 정도의 크기로 두개의 심방과 심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사이를 이어주는 전기적 신호전달 경로인 동방결절에서는 자동적으로 전기적 신호가 형성되어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방실결절이라는 부위를 통해 심실이 수축하게 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안정된 상태에서는 동방결절에 전기적 자극이 분당 60∼100회 정도 발생하여 심실로 전도되나, 운동이나 스트레스시에는 심박동수가 빨라지고 수면이나 안정시에는 심박동수가 느려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정상 생리 반응과는 다르게 심장의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현상을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발생하면 즉사하는 위험한 부정맥부터 누구나 조금씩 있을 수 있는 경미한 부정맥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증상이 갑자기 또는 불규칙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마저 쉽지 않다.

증상이 발생해 급히 응급실에 갔을 때 이미 증상이 사라져 진단이 안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양한 부정맥 중에서 심방세동은 유병률이 높고 환자수가 계속 증가일로이다.

인구 고령화가 심방세동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심장의 보조 펌프 역할을 하는 심방 부위에 비정상적인 전기신호가 생성되어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이다. 심장이 바르르 떨리기도 한다.

증상은 환자에 따라 두근거림, 답답함, 실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센터 부정맥팀(순환기내과 오일영, 조영진, 이지현 교수)은 금년 4월 19일 국내 최초로 심방세동 치료법인 냉각풍선절제술 500례를 달성했다.

냉각풍선절제술은 2018년 하반기에 국내에 도입된 최신 심방세동 치료법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은 2019년 초부터 시작했다.

(사진출처) : 분당서울대병원
(사진출처) : 분당서울대병원

부정맥팀의 수장인 오일영 교수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2020년에는 570건의 부정맥 시술(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 냉각풍선 절제술)과 309건의 심장이식 전자 장치 (심장박동기, 제세동기, 심장재동기화치료, 이식형 사건기록기) 시술을 했는데, 이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부정맥팀은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심방 빈맥, 심실성 부정맥과 같은 다양한 부정맥의 치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시술과 진료를 보조하는 간호사, 의료기사들도 국제부정맥인증시험(IBHRE)을 통과한 유능한 인력들이다.

 

부정맥팀에 따르면, 증상이 없는 환자라도 치료를 해야 한다. 심방세동이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전체 허혈성 뇌졸중 중에 약 20~30%가 심방세동과 연관이 되어 있어,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심방세동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퇴행성 변화와 관련이 있어 노인에게서 주로 발병하며, 그 밖에 고혈압, 심부전 등도 위험인자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뇌경색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은 우선적으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경구 약물을 통해 항응고치료를 진행한다.

이와 더불어 증상이 동반된 심방세동 환자들은 항부정맥제로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데, 이에 호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시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그동안은 고주파에너지를 통해 좌심방의 폐정맥을 전기적으로 차단시키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을 주로 시행해 왔는데, 이 시술은 한점씩 병변을 이어서 폐정맥 주변을 치료해야하므로 시간이 오래걸리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냉각풍선절제술은 풍선을 폐정맥에 밀착시키고, 액체질소를 이용하여 풍선을 급격히 냉각시켜 폐정맥주위를 한번에 치료할 수 있어 시술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냉각풍선절제술의 치료 효과는 기존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과 비슷한데, 초기 발작성 심방세동은 1회 시술로 약 70~80% 이상의 환자에서 치료효과를 보인다.

 

순환기내과 오일영 교수는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유증상 심방세동 환자들은 모두 냉각풍선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으나, 시술의 효과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어 시술 전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면서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과 마찬가지로 초기 심방세동을 치료하였을 때 효과가 더욱 좋은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난이도가 높은 시술은 마취통증의학과 및 다수의 부정맥 전문 의료진이 협업하여 시술 성공률을 최고로 높인다.

방사선 노출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경우 방사선투시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내 초음파 영상을 이용하여 시술을 진행한다.

 

심방세동은 심전도 검사로만 진단할 수 있다. 다만 질병의 초기 상태인 발작성 심방세동은 지속성 심방세동과 달리, 일과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심전도 검사를 할 당시 정상맥이면 심방세동을 진단할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4시간 심전도 검사(홀터 심전도 검사)를 받게 된다.

그러나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하더라도 부착하고 있는 동안 심방세동이 발생하지 않으면 진단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일주일 이상 심전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패치형 심전도가 개발되어 조만간 임상에 적용될 전망이다.

스마트 워치를 이용한 자가 심전도 측정이 심방세동의 진단에 도움을 준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고혈압, 당뇨, 비만과 같은 일반적인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는 공통적으로 심방세동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적절한 혈압조절, 당뇨조절, 규칙적인 운동, 체중조절은 심방세동의 발생위험을 감소시킨다.

그 밖에도 심방세동은 음주와도 관련성이 높고, 갑상선 항진증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금주를 하고, 갑상선 항진증이 조절되면 심방세동도 함께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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