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16]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센터
[주특기진료 16]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1.09.10 11:47
  • 최종수정 2021.09.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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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디지털심장혈관조영기’등 첨단장비 집중 투자
응급환자 도착즉시 전의료진에 연락...‘패스트트랙’ 시스템

[헬스컨슈머]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한 동기능 부전 진단]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서 70대 여성 환자가 웨어러블 디바이스(장치)를 이용해 ‘동기능 부전’ 진단을 받았다.

동기능 부전이란 심장의 율동을 조절하는 동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심장박동이 지나치게 느려지거나, 동정지(간헐적으로 멈춤)가 반복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환자는 두 달여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신을 반복했다. 자기공명장치(MRI)나 뇌파 검사는 물론 홀터 심전도 검사를 통해서도 실신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의료진은 ‘마지막 시도’라고 판단, 부착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한 채 사흘 간 생활하도록 처방했고 그 결과 실신의 원인을 찾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저장된 데이터 분석 결과, 부착 3일 째 8초 동안 심정지가 발생한 것이 규명됐다.

의료진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동기능 부전을 진단했고, 진단 이틀 뒤 심장박동기 삽입 시술을 시행했다.

시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환자는 사흘 만에 퇴원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아니었다면 진단이 어려워 환자는 여러 병원을 전전했을 수도 있었다.

박준범 교수의 부정맥 환자 심장 시술 장면 (사진출처) : 이대목동병원
박준범 교수의 부정맥 환자 심장 시술 장면 (사진출처) : 이대목동병원

 

[돌연사의 직접적인 원인인 부정맥, 조기 진단이 중요]

최근 인구의 노령화에 따라 심방세동을 비롯해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변하는 각종 부정맥이 점차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는 급성 뇌경색과 돌연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부정맥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박준범 교수가 부정맥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출처) : 이대목동병원
박준범 교수가 부정맥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출처) :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이란 비정상적인 심장의 리듬으로 이는 불규칙적이며,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린 박동수를 말한다.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질환, 선천성 심질환, 심근증 및 심장판막질환이 있는 경우, 정신과 및 피부과 약물들 그리고 과도한 스트레스, 카페인·흡연·술·불충분한 수면 등에 의해 부정맥이 유발될 수 있다.

이러한 때에는 정밀한 검사를 통해 부정맥을 조기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착 즉시 전의료진 연락...  '패스트 트랙' 시스템]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센터는 응급 환자가 도착하면 바로 부정맥센터 전문의와 방사선사, 간호사 등에게 동시에 연락이 가는 ‘패스트 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3차원 디지털 심장혈관조영기를 비롯한 첨단장비를 도입했고, 심혈관조영실 및 심장전리생리학검사실을 통합 확장해 동시에 여러 환자를 시술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했다.

 

확장 개소한 이대목동병원 심혈관조영실 (사진출처) : 이대목동병원

 

[일상 복귀가 빠른 최신 시술법 '풍선냉각도자 절제술']

최신 시술법인 ‘풍선냉각도자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입원 기간이 평균 2박3일로 단축돼 환자들의 일상 복귀도 빨라졌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부정맥을 신속하게 진단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서두에서 예로 든 것처럼 몸에 간단하게 부착하는 심전도 모니터링 기록기인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부정맥을 진단하는 사례와 그 연구가 대표적이다.

박준범 부정맥센터장(순환기내과 교수)은 “애플 워치, 갤럭시 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 내 심전도 측정 기능이 정확한지를 파악해 향후 환자 진단, 치료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의료용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확산되면 부정맥 진단 건수가 늘어나고 예방도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정맥 치료 분야 국내 최고 수준]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센터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집중적인 치료로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부정맥 전문의 영입과 3차원 디지털 심장혈관조영기를 비롯한 첨단 장비 도입 등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부정맥 치료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도약했다.

특히 순환기내과와 떨어진 별도의 외래 공간을 마련, 더욱 빠르고 편안하게 환자들을 맞을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했다.


정상적인 사람의 심장박동은 ‘심방수축→심실수축’의 순서로 반복되며, 분당 60~100회가 정상 수준이다. 운동을 할 때나 흥분 상태에서는 박동 수가 더 올라가고, 안정이나 수면 시에는 내려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심방 또는 심실의 박동 수가 비정상 적으로 떨어지거나 아주 많이 올라가거나, 심방·심실의 박동수가 서로 다르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등의 심장 박동의 이상, 즉 부정맥 환자가 인구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늘고 있다.


국내에서 특히 심방세동 환자가 뚜렷한 증가 추세이다.

대한부정맥학회에 따르면, 환자 유병률이 2004년에 0.5%에서 2013년에는 1.4%로 늘어났고, 2060년에는 전 인구의 6% 정도가 심방세동으로 고통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65세 인구가 14%를 넘는 경우)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의 증가와 맞물려 생기는 심장의 기능 퇴화가 부정맥이 늘어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정맥 시술의 베테랑인 박준범 교수 (사진출처) : 이대목동병원
부정맥 시술의 베테랑인 박준범 교수 (사진출처) :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의 원인과 예방법]

부적맥의 새로운 진단법의 발전에 따라 과거에는 잘 찾아내지 못하던 부정맥의 진단율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

여러 가지 오염환경 및 독성물질에 노출되거나 생활 습관의 변화에 따는 신체의 대사가 달라진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과로, 스트레스, 카페인이나 약물 남용 등은 교감신경계의 활성을 높여서 부정맥 발생의 흔한 유발인자로 작용한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발병위험이 5배가량 높고 심한 경우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는 중요 질환인데도 부정맥학회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심방세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거나 잘 모른다고 답했다.

질환에 대한 국민의 낮은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부정맥이 있는 환자들은 술·담배·카페인을 끊고,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

심장병을 적극 치료하고,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동맥경화 같은 심뇌혈관질환 선행 증상을 잘 관리해야 한다.

심장에 부담이 적은 적당한 운동, 즉 호흡이 가쁜 심한 운동보다는 걷기 등 편안한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과음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인 심방세동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심장이 두근대며 혈압이 떨어져 어지럽고 수족에 힘이 쭉 빠지고, 식은땀이 나거나, 갑자기 숨이 찬 증상, 지속적인 흉통, 심한 현기증 등 부정맥의 자각 소견이 느껴지면 빨리 의사의 진료를 받거나 응급실로 지체없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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