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도 울고 갈 유대인의 청결 습관
코로나 바이러스도 울고 갈 유대인의 청결 습관
  • 김정완(탈무드 원전연구소 소장)
  • 최종수정 2020.03.0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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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폐렴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이다.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병하기 시작한 코로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목할 정도로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월 19일 00시 기준, 중국 우한지역에서만 2000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백신이 없어서 강한 면역력 외에는 딱히 답이 없다.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침투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주로 침을 통해 전염된다고 한다. 손으로도 전염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잠복기에 있는 환자가 기침을 손으로 막은 뒤 그 손으로 악수를 했다면 전염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을 잘 씻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라는 것이 유효한 조언인 이유다.

 

[유대인의 정결과 청결]

이런 전염병이 돌 때마다 학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이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 시기에도 살아남았던 유대인들의 청결한 습관이다. 유대인들에게 청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대인들은 ‘거룩(또는 성결)’이라는 말에 이어 ‘청결’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성결은 영혼과 마음의 깨끗함을, 청결은 몸과 주변 환경의 깨끗함을 말한다. 그들은 영혼의 성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늘 물리적으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청결함이 눈에 안 보이는 성결함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 때문이다.

청결은 또한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정결은 제의적으로 깨끗하다는 의미로, 정결하지 못한 상태를 부정이라고 한다. 정결과 부정의 개념은 죽음과 관련이 깊다. 유대 율법은 죽은 사람 또는 동물 사체를 만진 사람은 부정하다고 하여 영 밖에서 최대 7일까지 격리해 절대로 사람들과 접촉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가 만지는 모든 것이 부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생리 중인 여성 역시 유대교에서는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 그 이유는 난자의 죽음과 관련돼 있다. 생리는 정자와 수정되지 못한 난자가 스스로 사멸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들의 율법에 따르면, 시체나 동물의 사체를 만진 사람 또는 생리 중인 여성은 애초의 정결한 상태를 다시 회복하려면 일정한 기간을 거쳐 정결탕(미크베)에 몸을 담그고 나와야 한다. 예를 들면 생리 중인 여성의 경우 생리가 끝난 날로부터 7일을 꼬박 기다렸다가 정결탕에 몸을 담그고 나서야 다시 제의적으로 정결함을 회복할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유대인은 그 청결함이 유명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성소와 가정]

유대인들에게 있어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소는 이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장소이다. 가정을 성소라고 믿는 유대인들은 그들의 집을 언제나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율법에 따라 유대인들은 가정을 언제나 까다로울 정도로 깨끗이 청소한다. 그래서 매주 돌아오는 안식일을 쇠기 위한 대청소는 주간 행사다.

심지어 안식일 저녁 식탁에서는 아예 손 씻는 순서가 따로 있다. 두 덩어리의 할라 빵(안식일에 먹는 특별한 빵)을 떼기 전에 안식일 식탁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하나 같이 거실 구석에 마련된 개수대에 가서 손을 씻어야 한다.

 

[유월절 누룩 없애기 대청소]

또한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 등 유대인 전통의 절기가 매년 돌아오면 더욱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온 집 안을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한다. 특히 청결을 중요시하는 절기도 있다, 바로 유월절이다. 유월절은 3500년 전 이집트의 노예였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인도에 따라 이집트를 탈출한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다.

유월절에 특히 청결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누룩과 관련이 깊다. 유대인 조상들이 이집트에서 너무나 급하게 탈출하다 보니 밀가루 반죽에 누룩을 미처 넣을 여유가 없었다. 누룩 없는 빵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비스킷 모양과 비슷하다. 그런 빵을 마짜(무교병)라고 부른다. 유월절에만 먹는 특별한 빵이다.

그들은 유월절 절기를 앞두고 몇 주 전부터 집 안의 모든 가구와 집기와 식기들을 팔팔 끓는 물에 삶아서 소독하거나 불에 달구는 등 살림살이를 온통 뒤집어엎어서 꼼꼼히 닦아내고 소독한다. 사탕이나 빵 등 누룩이 들어가 있는 음식들은 모두 내다 버리거나 태워버린다. 단순히 보이는 것만 청결하게 하는 건 아니다. 종교적으로 누룩은 악한 것, 더러운 것, 죄악된 것을 상징한다. 따라서 유대 청소년들은 유월절을 맞아 책상이나 컴퓨터 깊숙이 꼭꼭 숨겨놨던 음란물, 부정한 물건들을 찾아내 버리기도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흑사병을 피한 비결이 다시 학살의 원인이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흑사병에서 살아남은 비결]

유대인의 이런 청결 습관이 빛을 발한 건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흑사병 대재앙의 시기다. 실제로 1346년에서 1353년까지 중세 유럽에 창궐한 흑사병에서 유대인들은 거의 대부분 살아남았다. 흑사병으로 사망한 유럽인들이 최대 2억 명이나 되었지만, 언제나 청결이 습관화된 유대인들은 유럽 인구의 1/3이 죽은 대재앙 속에서도 까딱없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대인들만 너무 멀쩡하다 보니 흑사병을 퍼뜨린 게 그들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산 끝에 100만 명이나 되는 유대인들이 억울하게 학살당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가정에서 청결을 유지하려면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 좋다. 질병 예방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좋다. 유대인 이야기 중에는 병으로 앓아누운 어떤 랍비의 회복을 위해 친구들이 찾아가서 집을 깨끗이 청소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청소는 우리의 마음을 가지런하게 하고 잡념을 없애며 기운을 북돋우는 힘이 있다고 한다. 마쓰다 마쓰히로가 쓴 <청소력>이라는 책에 보면 인생의 고난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의 집을 방문해 청소를 말끔히 해주었더니 그 친구가 회복되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건강한 정신은 깨끗한 환경과 서로 관련이 깊다. 청결 습관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에도 매우 이롭다. 각 가정에서 매주 한 번 날을 잡아 가족 모두가 참여하여 집 안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날을 정해보면 어떨까?

<2월, 헬스컨슈머에서 김정완의 하브루타 시리즈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