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교양, 커피 이야기 16(아시아 원두)
마시는 교양, 커피 이야기 16(아시아 원두)
  • 조규대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0.01.08 09:00
  • 최종수정 2020.01.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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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별 원두, 아는 척 해보자!

[헬스컨슈머]한국에서 소비되는 커피량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세계 각국의 나라에서 생산된 커피를 수입하여 판매되고 이를 메뉴로 만들어 각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다. 케냐, 코스타리카, 브라질,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예멘 등은 커피 생산 국가로 유명하며, 이곳에서 생산된 원두 품질 역시 아주 우수하다. 그러나 국가별 맛은 조금씩 다르다. 어떤 원두가 내 입맛에 적합한지, 함께 알아보자.

먼저 아시아에서 커피벨트에 속하는 지역이 있는 곳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다. 중앙아시아는 문화적으로 커피의 중요한 거점 중 하나였고, 동남아는 그 자체로 매우 비옥한 땅이기에 커피 생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중앙아시아 원두]

중앙아시아의 대표적 생산지는 예멘이다. 이 역시도 생소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예멘 커피는 세계 3대 커피라고 불리울 정도로 아주 유명하고 맛과 향도 뛰어난 커피다. 사실 커피가 문화적으로 널리 퍼지게 된 것도 아시아의 이슬람 세력의 영향이니, 커피의 역사에서 이슬람권 아시아를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중앙아시아 커피 원두의 특징은 산미가 강하며 향긋한 꽃 향을 가지고 있다. 커피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지만, 커피로 유명한 국가가 또 있는데, 바로 터키이다. 터키 사람들은 커피를 아주 즐기는데,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침출식 방식으로 커피를 마셔왔다는 점에서 유명하다.

예멘 모카 마타리

예멘은 세계 최초로 커피가 경작된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이다. 대표적인 커피는 모카(Mocha)커피로, 한때 세계 최대의 커피 무역항이었던 모카(Mocha)에서 유래하였다. 세계적 유명 화가인 반 고흐가 가장 사랑했던 커피로, 예멘 커피를 마시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예멘 모카 마티리 커피는 묵직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고, 과일 향과 초콜릿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전세계 수많은 커피 애호가들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커피이며, 필자 역시 아주 좋아하는 커피이다. ‘세계 3대 커피’, ‘커피의 여왕’ 등 다양한 칭호를 받고 있지만, 그만큼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터키

사실 터키에서는 커피가 생산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커피로 유명한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방식으로 커피를 마셔왔다는 점이다.

‘침출식’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밀가루보다 고운 입자로 커피를 갈아 이브릭이란 도구를 이용해 커피를 우려내는 것이다. 에스프레소보다 진하고 쓰지만, 동시에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필자 역시 이브릭을 이용하여 터키식 방식으로 커피를 마셔보았다. 맛은 매우 진하고 쓰지만, 커피 맛을 아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또 다른 의미로 아주 좋았던 커피 방식이었다. 진하게 내린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터키식 커피를 마셔보는 것을 한번 추천해본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동남아시아 커피]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커피 생산지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파푸아뉴기니 등이 있다. 3나라가 비록 같은 커피벨트에 위치해 있지만, 3나라 모두 커피 맛과 향이 많이 다르다. 우선 인도네시아는 상당히 묵직하고 남성적인 커피 맛을 자랑하며, 베트남은 아라비카가 아닌 로부스타를 생산하는 국가이다. 또한 파푸아뉴기니는 부드러운 신맛, 꽃 향과 과일 향 모두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만델링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가 바로 인도네시아 만델링이다. 필자는 바디감이 묵직한 커피를 아주 좋아하는데, 지금껏 마셔본 커피 중에서 만델링이 가장 바디감이 깊고 묵직하였다. 아프리카 원두와 달리 꽃 향, 과일 향과 같은 신맛은 잘 느낄 수 없지만, 초콜릿 향과 고소한 향 그리고 묵직한 바디감이 아주 인상적인 커피이다. 그러나 쓴맛이 다소 강하여 쓴맛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겐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베트남 커피

전세계에서 로부스타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국가가 바로 베트남이다. 아라비카가 상큼하고 은은한 꽃 향과 과일 향 그리고 향미가 풍부했다면, 로부스타는 쓴맛이 강하고 바디감이 묵직한 커피이다. 베트남 커피는 일반적인 아라비카 커피와 달리 구수하고 진한 맛이 난다. 또한 쓴맛이 다소 강한 커피이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은색 커피핀으로 된 도구를 이용하여 커피를 마신다. 베트남 커피의 쓴맛이 강하여 베트남 사람들은 커피에 연유를 넣어 마시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유명해져 현재는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 방식으로 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등장했다. 연유의 단맛이 베트남 커피의 쓴맛을 잡아주어 달달하고 기분 좋은 맛을 나타낸다.

파푸아뉴기니 시그리

인도네시아 옆에 있는 파푸아뉴기니 섬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지역의 특성상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농약의 가격은 저렴하지만, 수입되는 농약의 운반비가 더 들기 때문에 능동이 아닌 수동적으로 유기농 커피를 재배하게 되었다. 파푸아뉴기니 시그리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종자를 파푸아뉴기니 섬에 유기농으로 재배하여 수확하게 된 원두로,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맛과 매우 흡사하다. 파푸아뉴기니 시그리는 꽃과 과일의 향, 기분 좋은 신맛, 달콤한 맛이 특징으로 전반적으로 두루두루 다 갖추고 있는 엘리트 커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로스팅만 잘해준다면 싫어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밸런스를 잘 갖춘 커피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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