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교양, 커피 이야기 17(중남미 원두)
마시는 교양, 커피 이야기 17(중남미 원두)
  • 조규대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0.01.09 09:00
  • 최종수정 2020.01.0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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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한국에서 소비되는 커피량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세계 각국의 나라에서 생산된 커피를 수입하여 판매되고 이를 메뉴로 만들어 각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다. 케냐, 코스타리카, 브라질,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예멘 등은 커피 생산 국가로 유명하며, 이곳에서 생산된 원두 품질 역시 아주 우수하다. 그러나 국가별 맛은 조금씩 다르다. 어떤 원두가 내 입맛에 적합한지, 함께 알아보자.

미주대륙에서 커피벨트에 속하는 지역이 있는 곳은 중남미이다. 이곳은 코코아와 더불어 커피로 굉장히 유명한 지역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중남미 커피]

중남미 커피의 대표적인 생산지는 멕시코,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브라질, 온두라스, 하와이 등이 있다. 중남미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대체적으로 바디감이 깊고 풍부하며 맛과 향이 신맛과 단맛의 조화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특유의 고소한 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이다.

멕시코 알투라

알투라는 ‘고지대’,’높은 곳’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고산지대에서 생산된다. 멕시코는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적인 커피 생산지로 세계 5위의 커피 생산국이다. 멕시코 알투라는 가벼운 바디감과 낮은 산도, 특유의 단맛을 느낄 수 있으며, 커피를 마시고 난 뒤의 후미(에프터)가 아주 매력적인 커피이다. 알투라는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로 마셔도 맛있지만, 핸드드립으로 마시면 특유의 단맛을 좀더 느낄 수 있고 맛있는 커피가 된다.

엘살바도르 커피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의 남쪽에 위치한 엘살바도르 역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과테말라와 온두라스가 근접해 있어 2나라의 커피 맛과 비슷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사실 엘살바도르 커피는 브라질 커피와 맛이 흡사하다. 적당한 밸런스를 갖춘 브라질의 고소하면서 커피다운 맛이 나는 기본 베이스에 고급진 맛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과일 향과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산뜻한 산미에 카라멜 향도 느낄 수 있다.

콜롬비아 수프리모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커피 원두는 바로 콜롬비아 수프리모라고 생각한다. TV광고에서도 여러 번 소개되었고 가벼운 바디감과 개운한 맛을 자랑하는 커피이다. 콜롬비아는 브라질, 베트남에 이어 세계 3위의 커피 생산국이다. 커피를 연하게 추출하면 부드럽고 은은한 뒷맛, 진하게 추출하면 깊은 감칠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균형 잡힌 산도로 마일드 커피의 대표주자이다. 필자는 묵직한 바디감을 좋아해서 콜롬비아 커피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국인들 입맛에 가장 잘 맞고 어울리는 커피 원두이다.

브라질 산토스 NO.2

브라질 산토스는 세계 커피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커피 최대 생산국이다. 가장 이상적인 기후와 토질을 갖고 있으며 어떤 산지의 커피와도 잘 어울려서 블랜딩 원두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산토스는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커피가 수출되는 항구 명칭에서 유래되었다. NO.2라고 해서 2등급이라 혼동할 수 있지만, 브라질에서는 NO.2가 가장 좋은 등급을 말한다. 전세계 커피 원두 중에서 균형이 가장 조화롭게 잘 잡혀 있는 원두가 바로 브라질 산토스이다. 부드러운 풍미와 적당히 쓴맛이 어우러진 중성적인 매력이 산토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과테말라 안티구아는 비옥한 화산토양, 일정한 일교차, 낮은 습도 등의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다. 커피 나무가 화산 폭발에서 나온 질소를 흡수하여 연기가 타는 듯한 향을 가진 스모키 커피의 대명사이다. 풍부하고 오묘한 풍미를 자랑하는 과테말라 안티구아는 진한 다크 초콜릿 향과 오렌지의 신맛, 견과류의 풍미가 특징이다. 적절한 산미와 밸런스가 우수한 커피로 중후하고 묵직한 바디감을 가져 상당히 인기가 많은 원두이다. 필자가 제일 좋아하고 사랑하는 커피 원두가 바로 과테말라 안티구아이다.

코스타리카 따라주

코스타리카는 동쪽으로 카리브해, 서쪽으로 태평양이 둘러싸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니카리과, 남쪽으로는 파나마와 접해있다. ‘중남미의 유럽’ 이라 불리는 코스타리카는 면적은 작지만 세계 9위의 커피 대국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작은 국가에서 생산된 커피의 맛과 향은 새콤달콤한 열대과일 향에 와인 같은 산미를 가지고 있다. 보통 블랜딩용 보다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마시는데, 그 이유는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에서 새콤달콤한 열대과일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맛이 다소 강하지만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가지고 있어 나른한 오후에 한잔 마시기에 안성맞춤인 커피이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인 블루마운틴은 영국 왕실과 엘리자베스 여왕이 즐겨 마시던 커피였다. ‘커피의 황제’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맛과 향, 그리고 유명세 모두 다 두루두루 갖추고 있는 커피이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가격대가 대체적으로 비싼데, 맛과 향이 뛰어나기 때문도 있지만, 1950년에 설립된 자메이카 커피산업위원회의 철저한 감독과 엄격한 품질관리로 생산량을 제한하여 쉽게 구할 수 없다. 그런데도 만약 이 귀한 커피를 손에 얻었다면 꼭 핸드드립을 이용하여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블루마운틴은 옅은 신맛, 부드러운 쓴맛과 단맛 그리고 스모키한 맛 등 좋은 맛들을 고루 가지고 있어 최상의 커피라고 불리운다. 필자 역시 가격이 비싸 한잔 밖에 마셔보지 못했지만, 블루마운틴만의 쓴맛과 단맛은 잊을 수 없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파나마 게이샤

파나마 지협에 있는 파나마는 스페셜티 커피 원두를 생산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여기서 스페셜티 커피란, 특수하고 이상적인 기후에서 재배되며, 커피의 풍미와 맛이 독특하고 결점이 없는 것이 특징이며, 기준에 따라 엄격히 분류되고 관리된 커피를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쉽게 말해 품질이 최상급 중에서도 최상급이라는 커피를 가리킨다.

파나마 게이샤는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최상급이라는 칭호를 얻었는데, 꽃의 향기와 좋은 산미, 그리고 산뜻하지만 중간 정도의 바디감으로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는 커피이다. 요즘 프랜차이즈는 스페셜티 커피를 내세워 광고를 하고 있는데, 필자 역시 한 카페에서 파나마 게이샤 커피를 사이폰이란 도구를 이용해서 마셔보았다. 당시 살짝 약하게 로스팅을 하여 커피의 신맛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는데, 레몬과 라임 그 사이의 신맛이 느껴졌다. 또한, 묵직한 바디감을 좋아하는 필자지만, 파나마 게이샤 커피는 목 넘김이 훌륭했던 커피였다. 스페셜티 커피만을 생산하는 국가이기에 커피의 가격이 다소 비쌀 수는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마셔보길 추천한다. 한 모금만 마셔도 탄복하게 될 것이다.

하와이안 코나

하와이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커피 재배가 가능한 지역으로, 하와이안 코나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 예멘의 모카 마타리와 더불어 세계 3대 커피로 칭송 받는다. 하와이안 코나는 비옥한 화산토의 토양에서 재배되며, 강수량과 기후 조건이 안성맞춤으로 극히 좋은 품질의 커피가 생산된다.

커피계의 명품이라 불리우며, 가격 또한 어마하게 비싸다. 가격이 비싼 만큼 그 값어치는 상당한데, 필자가 핸드드립으로 마셔보았을 때, 하와이안 코나 특유의 꽃 향과 과일 향을 듬뿍 담고 있었다. 케냐AA보다 좀더 깊은 과일 향과 꽃 향을 맡을 수 있었다랄까? 하와이안 코나 커피는 신맛이 다소 강하나, 레몬이나 라임처럼 눈을 못 뜰 정도의 신맛이 아닌, 기분이 좋아지는 신맛이다. 묵직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어 필자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커피이다.

 

[나에게 맞는 산지별 원두는?]

이렇게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남미 4개 대륙으로 나뉘어서 소개해보았다. 위의 커피는 필자가 모두 마셔보았던 커피만을 소개했지만, 위의 커피 이외에도 수많은 국가에서 커피를 재배 및 생산하고 있으며 조금씩 맛과 향의 차이가 있다.

만약 본인이 신맛을 좋아한다면, 케냐AA, 파나마 게이샤, 하와이안 코나, 엘살바도르 커피, 코스타리카 따라주 등을 추천하며, 꽃 향과 과일 향을 물씬 느끼고 싶다면, 중앙아시아의 예멘 모카 마타리,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와 시다모를 추천한다. 적당한 쓴맛과 묵직한 바디감을 원한다면 인도네시아 만델링,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등을 추천하며, 스모키한 향을 느끼고 싶다면 과테말라 안티구아, 탄자니아AA를 추천하고 싶다.

여기까지가 입맛에 따른 대략적인 분류이다. 물론 이것은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고 입맛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적합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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