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교양, 차(茶) 이야기 1(녹차)
마시는 교양, 차(茶) 이야기 1(녹차)
  • 조규대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19.09.25 09:00
  • 최종수정 2019.10.0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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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차, 효능은 알고 마시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중세 유럽에서 동양의 신비라며 극찬한 그것, 시대의 교양인들이 사랑한 바로 그것, 바로 차(茶)다.

차는 보통 가공 방법과 발효 상태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우롱차, 홍차, 흑차로 나뉘어진다. 녹차는 발효시키지 않은 비발효차로, 싱그럽고 신선한(말하자면 건강한 느낌이 나는) 맛과 향을 낸다. 그렇다면 그 효능 역시 그만큼 건강할까?

 

[녹차의 효능]

앞서 언급된 질문에 대한 정답은 ‘그렇다’이다. 녹차의 수많은 효능은 크게 잡아도 5가지나 된다.

  1. 집중력 향상

녹차의 아련한 단맛과 상쾌한 맛은 테아닌이란 성분이 낸다. 이 성분은 머리를 맑게 해주고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일본의 연구팀에 의하면 테아닌을 섭취하면 진정 상태일 때 나타나는 뇌파인 알파파가 증가하고, 실제적인 안정효과도 확인된다고 한다.

참고로 알파파는 암기력 향상과 스트레스 회복 촉진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

  1. 다이어트 효과

녹차의 쌉쌀한 맛은 카테킨이라는 성분이다. 녹차의 주 성분 중 하나인 카테킨은 체지방 감소 및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가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카테킨 성분은 몸 속 지방의 축적을 방해하며 체지방이 빠르게 연소될 수 있도록 한다.

  1. 심혈관 질환, 당뇨 예방

몸 속 피가 탁해지면 다양한 심혈관 질환을 야기하게 된다. 앞서 언급된 녹차의 카테킨은 나쁜 콜레스테롤이 몸 안에 쌓이는 것을 방지해준다. 덕분에 혈관벽과 피가 깨끗해져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1. 항암효과 및 항산화 효과

또 한번 카테킨 성분이다. 카테킨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의 한 종류로, 강력한 항암 효과와 항산화 효과를 나타낸다. 녹차 한 잔에 카테킨이 약 100mg이 들어있고, 비타민C보다 항산화 효능이 무려 20배나 높다. 또한, 카테킨은 위암, 폐암 등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추며, 고혈압 환자에게도 매우 좋다. 주변에 해당 질환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친절한 효능 설명과 함께 녹차를 한잔 타주자.

  1. 피부 미용과 피로회복

녹차는 피부 관리에도 좋다. 녹차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고, 모공을 축소시켜 미관상의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속에 활성산소가 쌓이게 되는데, 녹차 안의 폴리페놀은 활성산소가 쌓이는 것을 막아주어 노화를 예방한다. 뿐만 아니라 녹차에는 다량의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래저래 직장인들에게는 고마운 음료다.

 

[녹차, 혹시 부작용은 없을까?]

녹차는 한방에서 말하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빈속에 녹차를 많이 마시면 속이 쓰리거나 소화가 잘 안될 수 있다. 특히 고기를 먹은 후 녹차 한잔은 오히려 소화불량을 일으킨다.

또한 녹차에 함유된 탄닌 성분은 빈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하게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아울러 녹차 한 잔에는 15mg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분들 역시도 녹차를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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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녹차의 종류]

중국에는 수많은 녹차가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니, 지면을 빌어 마시기 좋은 중국 녹차 몇 가지를 추천하고자 한다. 비록 여기서 소개한 녹차는 중국 녹차이지만, 이 소개를 통해 녹차 전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1. 용정차(龙井茶)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녹차이며, 중국인들이 매우 사랑하는 녹차 중 하나이다. 중국 절강성이 산지이며, 납작하고 빳빳하게 생겼다. 맛은 한국 녹차와 비슷하지만, 볶은 완두콩 향이 강하게 나며, 진하면서도 동시에 싱그럽다. 신선한 풀 향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1. 벽라춘 (碧螺春)

용정차와 함께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매우 유명한 녹차이다. 중국 강소성 쑤쩌우가 산지이며, 부들부들하고 소라 모양처럼 생겼다. 맛이 은은하며 그윽하고 깔끔하다. 특히 꽃 향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다. 향이 매우 신선하여 한입 머금으면 마치 숲 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1. 신양모첨 (信阳毛尖)

중국 유일한 여성 황제 측천무후가 가장 좋아했던 녹차이다. 과거 측천무후가 몸이 아팠을 당시, 신양모첨을 마시고 기력을 회복했다는 유명한 설화도 있다. 중국 허난성 신양시가 산지이며, 뾰족한 바늘 끝 모양을 하고 있다. 맛은 한국 제주 녹차와 비슷하다. 싱그러운 꽃 향기와 고소한 맛을 가지고 있다. 단, 진하게 우릴 시 강한 떫은 맛이 느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1. 태평후괴 (太平猴魁)

미세먼지로 기관지가 고생한다면, 태평후괴를 추천하고 싶다. 이 차는 기관지에 아주 좋은 녹차로, 중국 드라마 <보보경심>에도 나와 인기를 끌었던 녹차이다. 중국 안후이성 황산시가 산지이며, 납작하고 뾰족하며 미역처럼 길게 생겼다. 은은한 난 꽃 향이 느껴지며, 살짝 고소한 볶은 콩 맛이 특징이다.

  1. 황산모봉 (黄山毛峰)

“명산에 명차가 난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황산모봉이다. 중국 안후이성 황산 남부 지역이 산지이며, 참새 혀 모양처럼 끝이 뾰족하다. 마른 옥수수 향, 말린 바나나 향이 동시에 느껴지며, 가볍고 산뜻하여 식사 후 입가심으로 마시기 딱 좋은 차다.

  1. 몽정감로 (蒙顶甘露)

사천성은 녹차가 제일 먼저 재배되었고, 매우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 녹차의 고향이라 불린다. 몽정감로는 중국 사천성 몽산 꼭대기가 산지이며, 벽라춘처럼 고불고불하고 찻잎에 털이 상당히 많이 붙어있다. 부드럽고 싱그러우며 아주 산뜻한 맛을 가진다. 쓴 맛과 떫은 맛을 거의 느낄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1. 안길백차 (安吉白茶)

이름에 백차가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녹차다. 백차라는 이름이 붙어진 이유는 찻잎을 딸 때, 찻잎의 색깔이 하얗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혹은 돌연변이에 의한 현상이라는 설명도 있는데, 항상 하얗게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 절강성 후저우시가 산지이며, 황산모봉처럼 가늘지만 통통하고 좀더 힘이 있어 보인다. 맛은 용정차와 비슷하나, 용정차 보다 적당히 고소하고 상쾌하다. 하루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있어 중국에서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권하는 아주 몸에 좋은 녹차이다.

  1. 육안과편 (六安瓜片)

녹차는 어린 싹으로 만들어지는데,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육안과편만 차 싹이 아닌 잎으로만 만든다. 중국 안후이성 육안시가 산지이며, 해바라기 씨앗처럼 생겼다고 해서 과편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시원하고 묵직한 바디감을 가지며, 고소하지만 동시에 그윽하고 깔끔하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훈연 향과 묵직한 바디감이 매력적인 녹차이다.

여기까지가 가장 유명한 녹차 8종을 정리해본 것이다. 한국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가깝지 못한 선택지일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에도 하동 녹차, 제주 녹차, 보성 녹차 등 우리 고유의 녹차가 있으니 여기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우리의 삶이 더 즐거워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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