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교양, 차(茶) 이야기 7(흑차下편)
마시는 교양, 차(茶) 이야기 7(흑차下편)
  • 조규대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19.11.06 09:00
  • 최종수정 2019.11.05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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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중세 유럽에서 동양의 신비라며 극찬한 그것, 시대의 교양인들이 사랑한 바로 그것, 바로 차(茶)다.

차는 보통 가공 방법과 발효 상태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우롱차, 홍차, 흑차로 나뉘어진다.

한국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사실 차 소비량이 그리 높지는 않다. 오히려 근대에서야 겨우 들어온 커피의 위용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런 한국에서도 급격한 인기를 얻은 차가 있으니, 바로 다이어트 차로 유명해진 ‘보이차’다. 보이차의 이름은 많이들 들어봤겠지만, 보이차가 어떤 차인지까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보이차는 후발효차(발효가 가공의 마지막 단계인 차)의 일종으로, 흑차로 분류된다.

앞서 작성된 '흑차上편'에서는 차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다이어트 효과를 보이는 흑차의 장점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 이번 글에서는 흑차의 단점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흑차의 부작용]

흑차는 약 4주의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카페인 양이 25% 증가하고, 오래 보관 시 약 3~4% 정도의 카페인 양이 더 늘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즉, 흑차 한잔에는 대략 30%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 카페인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또한, 흑차는 탕색이 짙은 갈색이기에, 많이 섭취하게 되면 이빨이 누런 빛을 띄게 된다. 오랜만에 좋은 친구를 만났는데, 이빨이 누렇다면 이 얼마나 흉한 일인가? 만약 흑차를 마셨다면 물로 입 안을 한번 헹궈주는 것이 좋다.

 

[흑차의 종류]

보이차 (普茶)

보이차는 두 가지 종류로 나뉘어지는데, 보이생차(普生茶)와 보이숙차(普熟茶)이다.

보이생차와 보이숙차는 맛, 향, 탕 색 모두 다른 차이다.

보이숙차(普熟茶):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짙은 갈색 형태로 띈 동그랗게 압병되어진 차이다. 떫은 맛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운남성이 보이숙차의 주요 생산지이다. 매우 부드럽고 바디감이 상당히 묵직하여 목 넘김 또한 매우 훌륭하고 순하다. 좋은 보이숙차는 마신 후에 입안에 달콤한 맛과 향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맛이 강하지도 않고 산뜻하지만, 목 넘김이 훌륭하여 다양한 디저트와도 잘 어울리며, 특히 기름진 식사 후에 마시면 굉장히 깔끔하고 개운한 차이다. 진한 나뭇잎 향과 나무 향을 느낄 수 있지만, 나쁜 보이차에서는 퀴퀴한 창고 향이 올라온다.

보이생차(普生茶): 보이숙차와 달리, 흰색을 띈 동그랗게 압병되어진 차이다. 보이숙차와 다르게 약간의 떫은 맛을 느낄 수 있으나, 오히려 단맛은 더 강하다. 운남성이 보이생차의 주요 생산지이다. 마치 녹차처럼 연한 노란색을 띄고 있다. 차를 마실 때, 꽃 향과 과일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마신 후에 입안에 떫은 맛이 조금 남아있지만, 잘 숙성된 보이생차에서는 달콤한 꽃 향이 남아있다. 전반적으로 떫은 맛이나, 그 안에서 은근한 단 맛과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보이차 사진, 조금 그렇게 생겼지만 정말 비싸고 귀한 차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보이차 사진, 조금 그렇게 생겼지만 정말 비싸고 귀한 차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소청감 (小柑)

중국 운남성에서 생산되는 차이다. 이 차는 특이하게 귤 껍질 안에 보이숙차의 찻잎이 들어있다. 보이숙차와 귤 향 모두 즐길 수 있는 차이다. 귤피의 새콤한 맛, 달콤한 맛과 보이숙차의 진하고 묵직한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차이다. 향이 상당히 오묘한데, 진한 나무 향과 귤피의 새콤한 향이 동시에 느껴져서 이것이 과연 무슨 맛일까 궁금해지는 차이다.

육보차 (六堡茶)

중국 광서성 육보현에서 생산되는 차로, 광서성 육보현의 육보는 6가지 보물이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그 보물 중에는 차와 대나무 제품이 포함된다. 그래서 육보차는 찻잎의 포장이 대나무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보이숙차와 동일하게 짙은 검은색을 띄고 있다. 단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굉장히 오래되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보이숙차의 부드러움과 진한 맛을 가지고 있지만, 강한 약 맛과 향이 느껴져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게 되는 차이다. 몸에 좋은 음식은 입에 쓰다 라는 말이 있듯이, 육보차의 영양분은 인체에 굉장히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안화흑차 (安化黑茶)

중국 호남성에서 생산되는 차이다. 이 차는 보통 직사각형으로 압병 되어져 있다. 신기하게도 이 차를 쪼개보면, 금색으로 빛나는 것이 보이는데, 이는 미생물이고, “금화” 라고 한다. 이 금화는 국화꽃의 향이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금화는 보관 중에 온도와 습도 등의 환경이 맞을 경우, 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물론 온도 및 습도가 달라지면 금화는 사라진다. 흑차의 한 종류이나, 탕 색은 진한 노란색이다. 은은한 단 맛에 시원하고, 약간 떫은 맛이 느껴진다. 담뱃잎을 씹는 듯한 느낌이라고 사람들이 표현하기도 한다. 살짝 텁텁하고 센 느낌이 있다. 목 넘김은 그리 나쁘지는 않으나, 특유의 센 맛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는 차이다.

실제 중국의 한 신문 기사에서는 “금화균에는 18가지 아미노산과 인체에 유익한 450여종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 매우 이롭다”라고 언급했다. 과거 호남성에서는 유목민족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들의 주식은 우유, 육류 등이었다. 채소를 섭취하기가 어려웠던 그들은 이른 나이에 빨리 죽기도 했는데, 안화흑차를 만들고 나서부터 이들의 수명은 매우 길어졌다고 한다. 안화흑차를 만드는 지역은 장수 마을이라고도 할 정도로 건강에 매우 이롭고 좋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대에게 흑차 한잔을 대접해보자]

여기까지가 흑차에 대한 내용이다. '차'라는 것이 특별하게 친숙하지는 않은 한국에서, '흑차는' 더더욱 와닿기 힘들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뭐 어떠랴, 기회가 된다면 한번 과감하게 선택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 흑차이다. 귀한 그대, 귀한 스스로에게 귀한 흑차를 대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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