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교양, 커피 이야기 18(추출 방식)
마시는 교양, 커피 이야기 18(추출 방식)
  • 조규대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0.01.15 09:00
  • 최종수정 2020.01.16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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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니아를 위한 커피 추출도구 이야기

[헬스컨슈머]대다수의 사람들은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곤 한다. 카페에서 파는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여 추출한 커피이다. 하지만 당신이 만약 커피 마니아라면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가 이 세상에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실제로 요즘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카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가장 클래식한 방식, 에스프레소 머신,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가장 클래식한 방식, 에스프레소 머신,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추출 도구, 생각 외로 다양하다]

여러분이 지금 카페에 왔다고 상상해보자. 카페에는 에스프레소 머신도 있고, 그 옆에는 더치커피를 내리는 기구도 있으며, 한쪽 선반에는 왠지 과학실험 시간 때나 볼 수 있는 사이폰 기구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단지 장식용으로 놔둔 것이 아니라 모두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게 만들어진 커피 도구이다. 다양한 커피 도구를 사용하여 추출한 커피는 맛과 향도 조금씩 틀리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커피도구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에스프레소 머신

카페에 갔을때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주문했을 때 기계 앞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 그 기계가 바로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곱게 간 커피를 포터필터(Porter Filter)에 담은 후 순간적으로 뜨거운 물과 압력을 가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커피의 진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될 때 황금색의 크레마(Crema, 커피콩 고유의 크림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가 함께 추출되어 눈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재미도 준다. 25초간 30ml를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그냥 마셔도 되지만,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아메리카노, 또는 여기에 우유를 섞은 라떼를 마신다. 하지만 결국 기본 베이스가 되는 커피가 바로 에스프레소이다.

커피가 많이 대중화가 되기 전에는 카페에서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도 활성화가 되어 집에서도 머신을 사용하여 카페와도 같은 맛을 내는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이 보급화가 됨에 따라 많은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고급 원두(스페셜티 Special Tea)를 사용하여 고급 커피를 강조하고 마케팅하여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좋은 원두 또한 인터넷이나 카페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기에 원두만 구입하여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족도 유행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에스프레소에 빠져있다면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하여 집에서도 즐겨보자. 정작 계산을 해보면 생각보다 훨씬 합리적이니 말이다.

핸드드립

에스프레소 머신 다음으로 유명한 커피 추출방식은 바로 핸드드립일 것이다. 드리퍼에 드립필터(종이)를 끼운 후 중간 정도로 간 커피원두를 넣은 후 컵에 올려놓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추출하는 방식이다. 사람마다 추출하는 스타일이 다르기에 모든 사람이 같은 원두 같은 방식으로 추출해도 맛이 조금씩 다르다. 그렇기에 핸드드립 커피는 매우 개성적이며 추출하는 사람의 성향을 느낄 수 있는 커피이다.

핸드드립으로 추출한 커피는 깔끔하고 개운하며 깊은 맛과 향을 가지게 된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여 추출한 커피와는 또다른 맛이다. 매우 부드럽고 에스프레소 특유의 강한 탁함이나 쓴맛을 잘 느낄 수 없다. 요즘에는 핸드드립 커피전문점도 생겨 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기도 한다. 필자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커피를 매우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핸드드립으로 추출한 커피가 생각나기도 한다. 주로 고급 원두나 비싼 원두를 구입하였을 때 핸드드립을 이용하여 커피를 마신다.

핸드드립 드리퍼는 크게 3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칼리타, 고노, 하리오로 나뉘어진다. 이중 칼리타는 3개의 작은 추출구가 있어 초보자들이나 핸드드립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3개의 작은 추출구가 물의 속도와 추출 속도 등을 잡아주면서 실패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칼리타 드리퍼를 이용하여 추출한 커피는 깔끔하고 균등한 맛이 특징이다.

고노 드리퍼는 추출구가 하나이며 구멍이 조금 크다. 그래서 추출하기에 매우 까다로우며, 고급 기술을 익힌 사람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또한 구멍이 큰 만큼 추출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 점드립(한방울씩 떨어뜨리는 방식) 스킬을 구사하여 추출해야 커피가 과다추출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고노 드리퍼를 이용하여 추출한 커피는 맛과 향이 다른 제품에 비해 깊으며 진하다.

마지막으로 하리오 드리퍼 추출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2개의 추출구가 있는데, 고노와 칼리타의 중간쯤 되는 제품으로 중급자들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추출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쉽다고도 할 수 없다. 하리오 드리퍼로 추출한 커피는 깔끔함과 깊은 맛 모두 느낄 수 있다.

핸드 드립,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핸드 드립,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이폰 커피

카페 한쪽 선반에 위치한 실험용 도구처럼 생긴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과학실 실험용 도구가 아니라 사이폰이라는 추출도구이다. 알코올 램프에 알코올을 넣은 후 심지에 불을 붙여 물을 끓여 삼투압 방식으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물론 생긴 것만큼이나 과학적인 방식으로 추출하는 커피이다. 물이 담긴 아래쪽 플라스크와 커피가루가 있는 위쪽 플라스크를 밀착 연결한다. 물이 끓으면서 아래쪽 플라스크 내 압력이 커지고, 압력에 밀려 물은 위쪽 플라스크로 이동하여 커피가루와 만난다. 부글거리며 끓는 커피를 대나무 주걱으로 저어준다. 약 1분간 우린 후, 불을 끄면 아래쪽 플라스크의 기압이 내려가고, 커피는 아래쪽 플라스크로 이동한다. 그러면 아래쪽 플라스크를 분리하고 커피를 따라내면 된다.

다소 복잡하고 번거로운 방식이지만, 커피의 맛은 실로 엄청나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추출방식이다. 맛과 향이 매우 진하고 깊으며, 바디감 또한 상당히 묵직하여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맛이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꼭 마셔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간혹 사이폰 커피를 이용하여 추출하는 카페도 있으니 꼭 한번쯤은 마셔보았으면 한다.

더치커피

‘커피의 눈물’이라는 칭호를 가진 만큼 한국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커피이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카페에서 길쭉한 도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더치커피 기구이다. 더치커피는 찬 물을 이용하여 추출하는 방식인데, 찬물이 한방울씩 떨어지며 추출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커피 한잔을 만들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카페인이 많지 않고 부드럽고 깔끔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이다.

차가운 물을 이용하여 추출하기에 커피의 풍미를 좀더 잘 느낄 수 있으며 여름에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이다. 또한 찬물을 사용하는 만큼, 원두 자체의 풍미를 보다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모카포트

이탈리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커피고, 그중에서도 대표주자가 바로 에스프레소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도 즐기지만, 집에서는 모카포트를 이용해 커피를 마시는 것이 대부분이다.

모카포트는 아래칸에 물을 채울 수 있는 선이 있다. 거기까지 차가운 물을 채운 후에 곱게 간 커피 원두를 그 위에 채운다. 그리고 가스레인지에 올려 커피를 끓이면 되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모카포트로 추출된 에스프레소를 사랑한다.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된 에스프레소는 강한 쓴맛과 탁함이 조금 있지만, 에스프레소 머신보단 쓴맛이 덜하며 좀더 풍부하고 깊은 맛이 나온다.

그래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 모카포트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하며, 대표적인 결혼 축하 선물이 모카포트라고도 한다.

프렌치 프레스

커피도 농산물이기에 오일 성분을 가지고 있고 지방을 가지고 있다. 핸드드립이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커피는 이러한 성분을 느낄 수 없으나 프렌치 프레스는 커피의 지방과 오일 성분 모두를 살려내는 훌륭한 추출도구이다.

게다가 방식 역시 간단하다, 핸드드립보다 조금 더 굵게 간 원두를 프렌치프레스에 넣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약 1분간 우린 후 레버로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커피의 모든 맛을 느낄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커피의 오일 성분을 살려낸다는게 가장 멋진 부분이다. 커피의 오일은 매우 풍부하고 다채로운 맛을 가지고 있으며 바디감도 진해 많은 매니아 층에게 사랑받는 추출 방식이다.

지중해와 터키식 커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지중해와 터키식 커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터키식 커피, 이브릭

이브릭 또는 체즈베 라고도 불리우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추출방식이다. 원두를 밀가루보다 더 곱게 갈아서 이브릭이라는 도구 안에 원두를 넣은 후, 물을 부어 끓이는 방식이다. 흔히 침출식 커피라고도 한다. 커피가 끓여질 때 물이 넘칠 수가 있는데, 불의 강도를 조절하며 물이 넘치치 않게 3번 반복해준 후 마시면 된다. 매우 쓴 맛과 깊은 맛이며 바디감 또한 매우 묵직하다.

터키 사람들은 이브릭을 이용해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커피를 추출한 후에 이브릭에 남아있는 원두를 보며 점을 친다고도 한다.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점까지 친다니, 터키식 커피 한잔으로 터키 사람들의 문화와 커피 사랑을 알아볼 수 있는 추출방식이다. 한번쯤은 마셔볼만한 커피이나, 맛이 굉장히 쓰고 강해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커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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